고도 하수처리장 이름값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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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오.폐수의 질소.인까지 제거하는 고도(高度)하수처리시설 대부분이 처리 효율이 턱없이 낮아 상수원의 부(富)영양화나 녹조 발생을 막는 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14개 고도하수처리장 가운데 총질소(TN) 제거효율이 50%를 밑도는 곳이 9곳, 총인(TP) 제거효율이 50% 미만인 곳이 6곳이나 됐다.

경북 경주 하수처리장의 경우 지난해 평균 총질소 농도 22.9ppm인 생활오수를 하루 8만1천t씩 처리했으나 방류수의 질소 농도를 20.2ppm으로 낮추는 데 그쳐 제거 효율이 12%에 불과했다.

경남 진영 하수처리장의 경우도 총질소 17.7ppm의 오수를 15.1ppm으로 낮춰 처리효율은 14.6%였으며 충북 수안보 하수처리장의 총질소 처리효율은 18.7%, 총인 처리효율은 27%에 그쳤다.

팔당호 상류인 경기도 광주시 광주하수처리장의 질소.인 제거효율은 30%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다. 이처럼 제거효율이 낮은 것은 하수관 등이 낡아 하수처리장으로 들어오는 오.폐수의 질소.인 농도가 예상치보다 크게 낮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유입수의 총질소 농도가 방류수 수질기준인 60ppm을 넘는 경우가 14곳 가운데 부산 녹산과 대구 북부하수처리장 등 2곳에 불과했다. 방류수의 총인 기준인 8ppm을 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한편 환경부는 2008년 초까지 연차적으로 질소.인의 방류수 수질 기준을 각각 20ppm과 2ppm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팔당호 상수원 특별대책지역과 잠실수중보 상류 상수원 지역은 내년 초부터 강화된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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