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에 울려퍼진 이웃사랑 '훈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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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7동 난곡 달동네에 훈훈한 이웃사랑의 정이 넘쳤다.

대다수 주택가에서 자취를 감춘 연탄을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집이 유난히 많은 이 지역에서 홀로 사는 노인 등 어려운 이웃에 연탄을 무료로 나눠주는 '사랑의 연탄 나르기'행사의 열기가 뜨거웠기 때문이다.

이날 1백30가구에 지원된 연탄 6천5백장은 봉천동에서 미용도구를 생산, 수출하는 벤처기업 대표 김선일(金善一.33)씨와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독지가가 기증한 것이다.

金씨의 회사 직원 10여명과 관악구 직원 30여명은 가구당 50장씩의 연탄을 배달하기 위해 연탄판매업소에서 리어카를 빌렸지만 가파른 골목이 많아 연탄 대부분을 리어카 대신 손으로 날랐다.

이곳에 혼자 살고 있는 이금녀(70.여)할머니는 "마침 연탄이 떨어져 걱정했는데 이렇게 배달까지 해주니 너무 고맙다"고 감격해 했다.

연탄을 기증한 金씨는 "겨울이 다가오면 쌀쌀한 날씨를 더욱 춥게 느낄 분들을 위해 뭔가를 해보자는 뜻에서 연탄을 배달하게 됐다"며 "돈으로 치면 1백50만원 정도에 불과한 작은 정성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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