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담뱃값에 또 부담금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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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담뱃값이 하반기 중 한차례 더 오를 전망이라고 한다. 세금과 별도로 현재 담배 한 갑당 2원씩 부과하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을 80원(한나라당 안) 또는 1백50원(민주당 안)으로 올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상 이유가 건강보험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라니 기가 막힌다. 왜 부족한 정부 재원을 충당하는 데 흡연자를 이용하는가. 올해 초에도 이미 담배 한 갑당 1백~2백원의 소비세.교육세를 인상했으면서 또 올린다니 흡연자가 무슨 봉인가.

국민 건강을 위해 담배 소비량을 줄이려면 가격인상밖에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저 담뱃값만 올린다고 문제가 과연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

정말 국민 건강이 걱정된다면 금연 프로그램을 정부 차원에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담뱃값을 올리겠다면 이해가 간다. 하지만 정부는 서민들의 시름을 달래주는 담배의 값을 올려 엉뚱한 곳에 쓰겠다는 속셈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정부의 안일한 자세에 분통이 터진다.

어을선.서울 용산구 한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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