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인력 21만 명 부족 … 일자리 미스매칭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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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청년 실업자가 400만 명을 넘었다. 그런데 중소기업에서는 여전히 21만 명이 부족하다. 구직난 속 구인난이 심각하다.”

14일 ‘제22회 중소기업주간’ 행사를 마친 뒤 기자와 만난 김기문(55·사진)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일자리 미스매치에 대해 걱정했다. 김 회장은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처우”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중소기업 간 실질적인 상생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가 설문조사한 결과 대졸자의 희망 초임 연봉은 2456만원인데, 중소기업이 지급 가능한 수준은 1993만원이었다. 중소기업의 임금 여건을 좋게 하려면 납품 단가를 현실화하고, 대기업이 성과를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풍토가 정착돼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대기업은 원자재 인상분을 납품 단가에 반영하지 않거나 오히려 납품 단가를 깎으려고만 해 안타깝다.”

그는 “최근 일본 중소기업은 공장 가동률이 50%대에 머물고 있다”며 “이는 정상적인 기업 운영이 힘들다는 뜻인데, 한국 중소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회복되는 지금이 일본 부품소재 기업을 따라잡을 적기라는 설명이다.

이런 기회를 잡기 위해선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정부에 지원만 바라는 식은 곤란하다. 대통령이나 관료를 만나도 ‘제도를 개선해 달라’ ‘정부 공공구매를 활성화해 달라’는 건의는 하지만 ‘무조건 자금 지원을 늘려 달라’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기업 가치는 기업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 ‘상시 근로자 300인 이하 또는 자본금 80억원 이하’로 돼 있는 중소기업의 범위에 대해 김 회장은 “일부 서비스 업체의 경우 1000명 넘게 고용해도 연간 매출 200억원이 되지 않는데 대기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며 “업태별·업종별 기준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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