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km 국산미사일 시험발사…日서 과민반응·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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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2일 오후 사거리 1백㎞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을 놓고 일본 관계 당국이 확인작업을 벌이는 등 한동안 소동을 벌였다.

일본측은 한때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미확인 정보가 나돌아 방위청을 비롯,외무성 내각관방실이 정보 확인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곧 한국 미사일로 확인한 뒤 언론을 통해 "한국이 발사한 미사일로 추정되는 한 물체가 오후 제주도 남쪽 해상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우리 국방부는 당초 미사일 발사가 군사기밀사항이라 공개하지 않았으나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있자 오후 8시쯤 "22일 오후 4시쯤 서해안 공군 ○○시험장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변산반도 서쪽 50km 지점을 향했으며,몇분 후 목표지점에 정확하게 낙하됐다"고 발표했다.그러면서 국방부는 "일본 언론이 보도한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확인 물체와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측은 미사일의 탄도 계산을 잘못해 제주도 지역에 떨어졌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번 미사일 실험을 지난 1월 체결한 '한.미 미사일지침'에 따라 미국에 통보했다.미국은 이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위치한 북미방공사령부(NORAD)를 통해 일본 방위청에 알려줬다는 것.

방위청은 NORAD로부터 전해 들은 한국의 미사일 시험발사 정보를 토대로 탄도계산을 한 결과 미사일이 제주도 서남쪽 3백㎞ 해상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사거리가 8백㎞에 가까워 일본으로서는 상당히 긴장을 했다는 것.

이같은 일본측의 대응은 한국의 미사일 개발에 대한 과민반응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한국이 미사일 발사실험을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범위 내에서 실시했지만 일본측은 한국의 미사일 개발 자체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이다.

한편 우리도 일본측의 이같은 집요한 공세로 인해 그동안 NCND(시인도 부인도 안함)로 일관하던 미사일 시험발사를 처음으로 공개하게 됐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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