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피플] ㈜신영 정춘보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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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후쿠오카 지쇼를 닮고 싶어요.회사를 키워 큰 돈도 벌고 싶지만 그처럼 존경받는 부동산 디벨로퍼(개발업자)가 되는 게 목표이죠."지쇼는 일본의 대표적인 디벨로퍼로,선진기법을 도입해 도쿄.오사카 등지의 유통.업무시설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사람이다.

㈜신영의 정춘보(47.사진)사장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 디벨로퍼임에는 틀림없다. 디벨로퍼란 단순히 개발업자가 아니다.

부동산을 개발하되 해당 지역의 시장여건, 구매력, 토지 이용도 등을 모두 고려해 가장 적합한 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기에 부동산이 가진 특성 뿐아니라 소비자들의 욕구를 누구보다 빨리 읽어야 한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부산시청에서 근무하다 1985년 지금의 회사를 차렸다. 89년 서울 도곡동에서 빌라를 짓다 손해를 많이 봤다."배운 게 많았던 좋은 경험"이라고 했다. 90년대 초부터는 엉뚱하게도 빌딩정보화 사업에 손을 댔다.

전국의 업무용 빌딩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작업이다. 鄭사장은 "1년에 30억~50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는데 노력한 만큼 돈은 못만졌다"며 "그러나 부동산 시장을 꿰뚫어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큰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개발업은 96년 분당 신도시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지어 분양한 것이 첫 사업이다. 외면받던 경부고속도로 옆 땅을 싸게 사 소형 오피스텔을 지어 성공한 것. 자신을 얻은 鄭사장은 분당과 서울 등지에서 지금까지 7건에 1조원의 개발사업을 벌였다.

"남들은 운이 좋다고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까지 부동산 분양대행업 등을 하면서 시장의 밑바닥을 훑었다"며 "그동안 수요에 맞춘 공급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품위있고 가치있는 상품을 만들 작정"이란다. 죽전과 판교에서 고급 수요층의 욕구에 맞는 전원주택타운 건설 계획도 그 중의 하나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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