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가는 길 '폭주 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시속 200㎞ 이상의 광속 질주는 기본이다'.

정지상태에서 급가속해 최고속도를 측정하는 '드래그 테스트' 등을 즐기는 외제차 속도광들이 인천공항 고속도로에 대거 모이기로 해 경찰이 긴장하고 있다.

한 자동차 사이트의 동호인 20~30여명은 26일 오후 11시 인천공항 고속도로 일대에서 벤츠.BMW.렉서스 등 고급 외제차량 10여대를 이용해 대규모 성능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경찰은 "일반도로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과속 등 불법행위는 일절 용납할 수 없다"면서 강력하게 단속할 방침을 세웠다.

2000년 12월 개통한 인천공항 고속도로는 그동안 자동차 속도광에게는 입소문을 통해 '해방구'로 불려왔다. 서울 강변북로의 방화대교에서 시작해 인천공항까지 약 37㎞ 구간은 대부분 편도 4차로로 널찍한 데다 위험한 급커브 구간이 거의 없어 대구 등 다른 지역에 사는 자동차 매니어들도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 과속 질주를 즐기는 일부 운전자는 시속 200㎞ 이상으로 운전하는 순간의 속도계를 비디오 카메라에 담아 자랑스럽게 공개할 정도다.

이번에 자체 차량 테스트를 여는 자동차 동호회도 서울을 비롯해 대전 등 각 지역에서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부터 인천공항 고속도로에 있는 과속 감시 카메라 위치와 주요 직선로 등의 정보를 교류하며 행사를 준비해 왔다. 주최 측은 "수입차의 비교 시승을 통해 선진 자동차 기술의 장점을 체험하고, 각 브랜드 간의 개성을 확인하겠다"고 참가자를 모았다.

그러나 경찰 입장은 단호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집결장소에서 교통경찰을 보내 안전운전을 계도하는 한편, 고성능 수입차인 경찰 순찰차로 과속차량을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김종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