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올림픽 강원·전북 모두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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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 16일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2010년 겨울올림픽 국내 유치 공동 후보지로 강원도와 전라북도를 결정하자 두 자치단체가 모두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강원도와 전북도는 18일 "스포츠가 아닌 정치적 판단에 따라 후보지가 결정됐다"며 서로 최적의 후보지임을 강조하며 재심의 요청 의사를 밝히는 등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 자치단체는 "용평과 무주는 2백30㎞나 떨어져 있어 겨울올림픽을 함께 여는 것이 적당치 않다"며 "공동 후보지 결정은 겨울올림픽의 국내 유치를 사실상 포기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 강원도=전북에 비해 시설과 자연조건 등 여건이 뛰어난데도 정치적 고려로 공동 후보지로 결정됐다며 납득하지 못하는 표정이다.

도는 KOC에 후보지 결정에 대한 재심의를 요청할 방침이며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결정키로 했다.

도는 이를 위해 19일 오전 9시 시장.군수 화상 회의를 시작으로 3개 개최지 시장.군수 및 의장단협의회, 강원도체육회 이사.대의원 연석회의, 도의회 의장단협의회 등을 잇따라 열 방침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납득할 만한 후속 조치가 없으면 공동 개최를 포기할 수도 있다"며 "오는 21일 도의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 전북도=강원도는 실내 빙상경기장이 없고 동강댐 상류에 활강 경기장을 건설하려던 계획이 환경단체들의 반대에 부닥쳐 표류하고 있는데도 개최 후보지로 선정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특히 10년 전부터 유치 활동을 벌여온 전북도와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든 강원도를 개최지로 함께 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공동개최 신청을 할 경우 스위스.캐나다 등 10여개 국가와의 경쟁에서 불리해 전북.강원 모두 예산만 낭비하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종근(柳鍾根)지사는 "겨울올림픽 단독 유치에 사활을 걸었는데 유감"이라며 "정부의 최종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춘천.전주=이찬호.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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