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 생태계 보호' 외국에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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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세계 각국이 외래 동.식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카스피해(海)가 원산지인 얼룩홍합이 유입된 미국 5대호 일대의 피해액은 30억달러로 추정될 정도다. 1980년대 중반 선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채워넣은 바닷물(밸러스트)을 통해 5대호로 유입된 얼룩홍합은 식물성 플랑크톤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가 하면 상수도 취수관이나 발전소 냉각수 유입관을 막기도 한다.

반대로 80년대 초 흑해에는 대서양이 원산인 해파리가 선박의 밸러스트를 통해 들어와 바다 생태계를 뒤흔드는 바람에 80년대 말부터 어업이 어려워졌다.

태평양 괌에서는 50년대 파푸아뉴기니 원산의 갈색나무뱀이 군사용 비행기를 통해 숨어들어와 나무위 둥지의 새알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웠다. 결국 괌에 서식하던 새 14종 가운데 12종이 멸종됐다.

이처럼 외래 동.식물 때문에 피해가 늘자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인체.가축에 유해하거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동.식물을 위해종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미국은 92과(科) 4백54종, 캐나다는 65과 2백60종의 식물을 위해종으로 지정했다. 외래식물이 8백종이 넘는 일본은 외래종자의 수입을 제한하고 외래 양식어종의 경우 양식장을 탈출하지 못하도록 애쓰고 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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