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TV판매 시원찮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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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지난달 26일 SBS를 필두로 디지털 방송시대가 열렸으나 디지털TV 판매는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일반 TV에 비해 값이 비싼 데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시청이 가능한 탓인지 수요가 영 살아나질 않는다. '대박'을 기대했던 가전회사와 유통업체들은 부랴부랴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제품가격의 최고 5%를 상품권으로 돌려주는가하면 셋톱박스.안테나 등을 무료로 주면서 고객끌기에 열심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달 들어 판매가 늘긴 했지만 시청지역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는 내년 이후에나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예상보다 덜 팔리는 디지털TV=당초 가전업계에선 연말까지 디지털TV가 적어도 40만대는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10월 말까지 18만대 팔리는 데 그쳤고 연말까지도 25만대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1979년 컬러TV 방송을 시작하기 전부터 TV제품이 동이 났던 것에 비하면 어림없는 실적이다.

업계에선 소비심리가 식은 게 판매부진을 가져 온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본다.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너무 비싼 가격도 소비자들에게는 여간 큰 부담이 아니다.

셋톱박스가 내장된 대우전자 32인치 완전평면 방식 HD(고선명)급 디지털TV는 2백92만원(하이마트 판매가격)인데 반해 이 제품보다 큰 완전평면 34인치 아날로그 TV는 1백21만원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9인치 SD급의 경우 1백만원 정도로 가격이 싸졌지만 셋톱박스를 따로 사야하기 때문에 실제 가격은 2백만~2백50만원"이라며 "내년부터 새 모델이 출시되면 가격은 더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 가열되는 판촉경쟁=LG전자(http://www.lge.co.kr)는 서울.부산.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의 20여개 백화점과 공동으로 '디지털TV 백화점 로드쇼'를 열고 있다. 지난달 말 시작해 연말까지 열 계획이다.

이 행사에서 디지털TV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3만~30만원짜리 상품권을 증정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실상 제품가격을 내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또 벽걸이TV로 불리는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를 구입할 경우 1백30만원짜리 셋톱박스를 무료로 준다.

삼성전자(http://www.sec.co.kr)는 이달 말까지 '소비자 사은 대축제'를 열어 HD급 셋톱박스 일체형 디지털TV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30만원 상당의 디지털 방송용 안테나를 무상으로 설치해 주기로 했다.

32.36.47.55.65인치형 5개 모델이 대상이다. 셋톱박스만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안테나 설치비 할인 쿠폰(10만원)을 주고 PDP TV 구입 땐 셋톱박스에 안테나까지 무상으로 준다.

현대백화점(http://www.e-hyundai.com) 천호점과 신촌점은 9일부터 13일까지, 본점과 무역점은 14일부터 18일까지 'LG.삼성전자 디지털 초대전'을 열어 디지털TV를 출고가격에 판매한다.

롯데백화점(http://www.lotteshopping.com)은 9일부터 15일까지 본점.잠실점.영등포점.일산점.관악점에서 '디지털TV 대전'을 열어 LG 29인치형을 1백7만8천원에, 삼성 29인치형을 1백9만원에 판매한다. LG의 PDP TV를 구입하는 고객에겐 홈 시어터 상품을 50%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http://www.shinsegae.com)은 9일부터 13일까지 삼성.소니 진열상품을 5~10% 싸게 판다.

김준현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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