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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거래소 한국물옵션 사실상 '개점휴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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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홍콩거래소의 한국물 개별종목 선물.옵션시장이 예상 외로 거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4일 삼성전자.한국전력.한국통신.국민은행.SK텔레콤 등 5개 종목을 대상으로 선물.옵션시장을 연 뒤 거래가 한 계약도 체결되지 않은 날도 있다.

<본지 10월 5일자 29면>

◇ 거래량 적어=지난 6일까지 한달여 동안 모두 1백44계약(1계약=10주)이 체결됐다. 그나마 SK텔레콤의 거래량이 87계약으로 절반을 넘었다.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한 삼성전자는 선물에서 3계약, 옵션에서 1계약이 성사됐다.

이 기간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현물(주식)을 6천억원어치 순매수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투자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또는 매도)하면 홍콩거래소에서 삼성전자 선물을 매도(또는 매수)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 왜 그런가=삼성선물 정이철 국제팀장은 "내년 1월 말로 예정된 거래소 시장의 개별종목 옵션시장 개설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로선 몇달만 기다리면 국내에서 시장이 열리는데 환위험이 있는 홍콩으로 달려갈 이유가 적다는 것이다.

또 유동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시장에 투자하지 않는 속성이 있는 외국인들은 홍콩시장의 거래가 적은 것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이와 함께 홍콩거래소와 현지 선물회사간 마진콜(주가 폭락으로 증거금이 부족하면 이를 벌충하라고 요청하는 것)비율 등 제도를 완전히 갖추지 못한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LG선물 이환목 과장은 "국내 50여개 기관투자가들은 홍콩시장을 주시할 뿐 거래할 생각은 없다"면서 "이들은 홍콩시장을 분석해 국내 개별종목 옵션 매매를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전망=국내에서 개별종목 옵션시장이 개설되면 홍콩시장은 보조 시장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시장은 국내 시장보다 3시간 늦은 오후 6시(한국시간) 문을 닫는다. 국내 시장이 문을 닫은 뒤 돌발 변수가 나타나면 투자자들은 홍콩에서 대처할 수 있다.

◇ 개별종목 선물.옵션이란=개별종목 선물이란 미래 일정한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미리 주식을 팔거나 사는 것을 말한다.

또 개별종목 옵션이란 개별 종목에 대해 살 수 있는 권한(콜옵션)과 팔 수 있는 권한(풋옵션)을 매매한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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