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당선자는…] 금융통신사 블룸버그 창업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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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뉴욕시장 당선자 마이클 블룸버그(59)는 언론계 거물이자 전문경영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한 인물이다.

매사추세츠주 메드포드 출신의 블룸버그는 존스 홉킨스 대학에 이어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나와 1966년부터 살로먼 브러더스의 증권거래중개인을 시작했다.

15년동안 그런대로 평온했던 그의 삶은 81년 파트너와의 불화로 해고된 뒤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그해 1천만달러의 퇴직금으로 증권거래 전문의 통신 회사인 블룸버그통신을 설립했다.

당시 수준을 그는 “한칸짜리 사무실에 차린 구멍가게”라고 회고했다.

그후 20년.블룸버그 통신은 전세계 1백여개 지역에 특파원 1천2백여명을 포함,모두 8천여명의 직원을 둔 종합 미디어그룹으로 발돋움했다.

미디어그룹 경영에만 전념했던 그가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본격적인 친분을 쌓으면서부터.

지난해 10월 그는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당을 옮긴뒤 막바로 시장출마를 겨냥, ‘유권자와의 대화’를 시작했다.이미 시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의 마크 그린은 훨씬 앞서 있었다.

그는 공화당 후보면서도 과감하게 사형반대,낙태금지,동성연애자 보호 등 친 민주당 성향의 정책들을 대거 내놓으면서 민주당 성향의 뉴욕 유권자들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뉴욕 유권자들은 그가 내놓은 정책보다 ‘세계적인 언론그룹을 성공적으로 경영했다’는 점을 더 높이 샀다.

유권자들은 ▶9·11 테러사건 이후의 사태수습과 ▶맨해튼의 재건 ▶경기침체 타개 등 뉴욕시가 당면한 난제를 헤쳐나가는데 블룸버그가 가장 적임자라고 평가했다는 것이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다.

‘9.11 테러’이후 뉴욕시민 7만5천명의 뉴욕시민이 실직했고,올해 시 예산 적자폭은 1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이번 선거운동에서 “적자도시 뉴욕을 흑자도시로 돌려놓겠다”고 공언한 것은 이를 의식한 때문이다.

그는 여기에 “시장이 되면 월 1달러이상은 받지 않겠다”는 깜짝발언도 했고 일부에서 “뉴욕을 돈으로 살 생각이냐”는 비난도 받았지만 선거경비를 모두 사비로 충당하는 등 화제를 일으켜 선거에 도움을 받기도 했다.그는 이번에 TV광고 비용으로만 4천만달러를 지출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로서의 그의 능력이 정치의 세계에서 얼마나 발휘될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정치분석가들은 “험난했던 시장선거전보다 더 어려운 과제들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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