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e-차 시대…시동 걸린 '텔레매틱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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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이동통신은 자동차도 똑똑하게 만든다.

처음 가는 길은 교통상황을 감안해 최적의 경로를 찾아 안내해 주고, 인근 주유소ㆍ음식점ㆍ관공서ㆍ숙박시설의 전화번호는 물론 카드사용이나 주차가능 여부까지 알려준다.

만약 사고가 나서 운전자가 정신을 잃더라도 사고위치를 자동추적해 가까운 경찰이나 구조대에 연락해준다.

영화 속 모습이 아니라 이동통신과 컴퓨터 기술이 자동차와 결합된 텔레매틱스(Telematics)서비스가 실제로 보여주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이 자동차업체들과 손잡고 다양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 드림넷=KTF와 대우자동차가 이달초 선보인 국내 최초의 텔레매틱스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핸즈프리 휴대폰(드림넷 폰)▶위치확인시스템(GPS)▶충격 및 도난 감지 센서 등으로 구성된 드림넷 시스템을 장착해야 한다.

드림넷 폰을 들고 버튼을 누르면 상황센터에서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상담직원과 통화할 수 있다. 교통정보나 주행경로, 주식시황 등을 요청하면 바로 알려준다.

자동차 열쇠를 차안에 두고 문을 잠가도 상황센터에서 원격제어로 문을 열어줄 수 있다. 사고를 당하거나 차를 도난당했을 경우 위치추적도 가능하다.

드림넷 시스템을 장착하는 데 드는 비용은 1백8만~1백12만원.여기에 서비스 기본료 1만8천원, 기본 통화료 1만5천7백원과 별도의 통화요금까지 내야 한다. 대우자동차의 승용차를 새로 계약할 때만 선택사양으로 장착할 수 있다.

◇ 네이트 드라이브=SK텔레콤과 SK㈜가 다음달 1일부터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드림넷이 대우자동차의 신차에만 제공되는 것과 달리 기존 자동차에도 설치할 수 있다. 컬러 액정화면이 있는 고급형은 내년 3월께나 구입할 수 있고 음성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보급형만 우선 구입할 수 있다.

상담직원과 말로 통화하는 방식의 드림넷 서비스와 달리 무선인터넷 방식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편하다.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휴대폰의 버튼을 눌러가며 찾거나 자동응답전화(ARS)를 이용해야 한다.

사고가 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긴급(ERS)버튼을 눌러 상황센터에 알릴 수 있지만, 운전자가 의식을 잃으면 대처가 불가능하다. 원격제어로 문을 열어주는 서비스도 없다.

하지만 값이 싼 것은 장점이다. 보급형 시스템은 20만~30만원대에 살 수 있고, 서비스 기본료는 1만원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통화료는 별도로 내야 하지만 기존 휴대폰 통화료보다 20% 정도 저렴한 데이터전용요금제가 나올 예정이다.

SK텔레콤 조현철 대리는 "이 서비스를 받으려면 VM휴대폰이 필수"라며 "현재 쓸 수 있는 단말기는 한가지밖에 없지만 앞으로 출시될 대부분의 011휴대폰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기아차=LG텔레콤도 현대.기아자동차와 함께 내년 월드컵 개막에 맞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드림넷처럼 현대.기아의 신차에 선택사양으로 제공된다.

차량 안에 무선 모뎀을 내장한 액정화면 시스템을 설치해 운전자가 교통정보 등을 얻는 것뿐 아니라 인터넷에 접속해 전자상거래.금융거래.호텔 예약까지 할 수 있다.

중대형 차에는 고급형을, 중.소형차에는 보급형을 채택해 서비스를 차별화할 예정이다. 요금은 고급형이 월 2만5천원, 보급형은 1만5천원선.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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