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간 공습 한달] 세계 경제 동반 불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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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장기화하고 있는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경제다. 가뜩이나 부진하던 세계 경제를 동반 불황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경제의 후퇴가 무엇보다 우려되는 대목이다.미 경제성장률은 3분기에 -0.4%(잠정)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뒷걸음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테러와 탄저병.전쟁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소비지출 감소율은 1.8%로 14년 만에 가장 컸다.

10년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도 대미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올 성장률이 -1% 안팎으로 밀릴 전망이다.

내년 사정도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엔진으로 불리는 독일 경제도 식고 있다. 당초 2%대로 기대되던 올해 성장률이 1%도 안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도 비틀거리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분야의 침체로 IT 수출비중이 큰 대만.싱가포르.홍콩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과 인도는 비교적 견실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여기에도 수출 감소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세계 경제의 위축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원자재 수출이 많은 동남아.남미.아프리카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런 것은 유가다. 테러사태 직후 배럴당 31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북해산 브렌트유 기준)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로 현재 19달러선에 있다. 최근 2년여동안 최저치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선진국 증시는 일단 테러전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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