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동산 수능특수 실종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수능시험(17일)이 끝났는데도 집 보러 오는 사람이 거의 없네요. 중개업소마다 찬바람만 붑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B공인중개사무소 이모(43)사장의 푸념이다. 예년 같으면 수능이 끝나자마자 강남에서 아파트 매물이나 전.월세 물건은 거의 동났는데 올해는 물건이 남아돈다.

이 사장은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수능시험이 끝나면 강북권.지방에서 강남에 오기 위해 전셋집을 구해 달라는 대기 수요가 20여명은 넘었는데 올해는 거의 없다"며 "지난 여름부터 방학 이사 수요가 자취를 감추더니 매매.전세 거래도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계는 그 원인 중 하나를 바뀐 대학입시에서 찾는다. 내신 비중이 강화되고 EBS 교육방송이 중시되면서 집값.전셋값이 비싼 강남에 이사 오는 수요가 줄었다는 것. 대치동 E부동산 박모 사장은 "이번 수능에서 교육방송 반영률이 80%를 웃돈다고 발표되자 사설학원이 집중된 강남 교육 프리미엄이 줄어든 것 같다. 부동산경기도 내리막이어서 강남 부동산시장 약세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종합부동산세.주택거래신고제 등 부동산 규제가 강남에 집중된 것도 강남 입성 의지를 꺾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평균 전셋값은 11월 0.38%, 12월 0.27% 떨어졌으나 강남구는 11월 0.7%, 12월 1.46% 올랐다. 하지만 지난 22일 조사에서 강남구 전셋값은 일주일 전보다 0.06% 떨어졌다. 대치동 삼성래미안 40평형 전셋값은 4억5000만~5억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2500만원 빠졌다.

서미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