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수험생 '면접 차별'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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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시험 휴대전화 부정사건과 관련된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광주광역시 C고는 23일 교문을 닫고 출입자를 통제했다. 23일 학생들이 닫혀진 문 사이로 학교를 나서고 있다. 광주=양광삼 기자

'수능시험 휴대전화 커닝 사건'으로 광주광역시 고교들이 학교의 명예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고교 등급제 파문이 가시기 전에 조직적인 수능 부정 행위가 밝혀져 당장 올해 수능에서 광주 출신 수험생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학교는 C고를 포함해 모두 여섯 곳이다. 33명의 학생이 연루된 C고는 언론 보도 직후 교사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생활지도 교사 등은 휴대전화를 끈 채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특히 많은 수의 2년생들이'도우미'역할을 했다 적발된 K고는 해당 학생들에게 경찰 출두 때 교복 대신 사복을 입고 갈 것을 지시했다. 23일 학교를 찾아간 기자들과 이야기하던 학생을 교사들이 나무라기도 했다. 2명이 주동자로 분류돼 구속된 S고는 아예 교문을 잠근 채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이 학교 교감은 "언론에 묘사된 것처럼 그렇게 불량한 학생들이 아니다"며 "교육적 차원에서 접근해야지, 일반 사건으로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근 S고는 수능 가채점 결과 평소 실력보다 훨씬 높은 학생들을 조용히 불러 커닝에 가담했는지 조사하기도 했다. 언론에 해당 학교들이 영문 이니셜로 처리되면서 관련이 없는 학교도 엉뚱한 피해를 보고 있다. S고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관련 학생이 없는데도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그동안 수능점수가 좋은 게 전부 커닝으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돌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아직은 연루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여자 학교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광주 D고의 최모 교사는 "아이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너무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며 "학교의 명예 실추는 물론 교육도시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천창환.백일현 기자 <chuncw@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yks23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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