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문제나 잘 챙겨라" 중국, 미 환율 압박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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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이 달러 약세를 통해 위안화의 평가 절상을 압박해온 미국을 향해 "집안 문제나 잘 챙기라"며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중국은 위안화 재평가를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추진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리뤄구(李若谷)부행장은 23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미국은 내부의 경제 문제 때문에 다른 나라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리 부행장은 "중국은 자신의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리지는 않는다"며 "미국은 문제만 생기면 남을 탓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을 압박해 경제 문제를 풀려는 미국의 행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위안화를 절상한다고 해도 경상수지 적자, 실업과 같은 미국의 구조적인 경제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다만 중국은 (대미)무역적자를 좀 보더라도 크게 우려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미 교역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는 뜻을 비췄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과 교역에서 124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그 결과 외환보유고가 5150억달러로 늘어났다.

리 부행장은 "미국의 실업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섬유.신발 등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을 지키려 하지 말고 포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점진적으로 위안화 환율에 변동성을 높여가더라도 외부 압력이나 투기적 흐름에 떠밀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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