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냐 선전이냐" 아랍판 CNN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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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뉴스(News)인가, 선전(Propaganda)인가.

테러대전과 관련한 잇따른 특종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카타르의 뉴스전문 위성방송 '알 자지라'TV의 보도내용을 놓고 미국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방송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 이후 오사마 빈 라덴의 단독 인터뷰 등을 보도했다.

비판세력은 알 자지라가 아프가니스탄 집권세력 탈레반 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선전도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 방송이 서구.아랍권 할 것 없이 중립적인 시각으로 보도하고 있어 존중할 만한 매체라는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LA 타임스는 최근 "알 자지라는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반면 CNN은 아프가니스탄 반군지역에서 본 상황이나 미 국방부의 보도자료를 방송하고 있다"며 알 자지라를 편들었다.

또 뉴스전문 방송 MSNBC는 "알 자지라가 미국에선 따돌림을 받지만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열심히 보도하고 있다.지난 5년간 이 지역을 취재한 미국 기자들의 수가 썩 많지 않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현 상황은 CNN의 걸프전 독점 중계 때와 비슷하다. 당시 CNN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이용당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지금은 알 자지라가 그와 비슷한 비난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 데일리 뉴스는 "군당국이 이 방송을 우선적으로 폐쇄해야 한다. 탄저균보다 더 효과적.치명적으로 방송을 오염시킬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타블로이드판 뉴욕 포스트도 "모든 기술을 동원해서라도 알 자지라의 전파를 방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경 없는 기자회'(RSF)는 "미국이 이 방송을 비난하는 것은 언론자유를 외면하는 중동의 권위적 국가들이 하는 행동과 다를 바 없다. 정보의 다원주의는 어떤 상황에서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9월 미국 테러사건 이후 알 자지라의 인터넷 사이트(http://aljazeera.net)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이용자의 대부분은 미국 거주자들"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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