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2년간 5번째 고소 … ‘고달’이동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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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고달(告達)’이라고 불린다. ‘고소의 달인’이란 뜻이다. 이 수석이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고소를 자주 하고 있는 걸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이 수석은 7일 김영국 조계종 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김씨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 봉은사 외압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전날 이 수석으로부터 회견을 하지 않는 대가로 사면복권을 제의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다. 이 수석은 “김씨와는 면식이 없고, 전화통화를 한 사실도 없으며, 선거법 문제 같은 김씨의 개인사정은 더더욱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번 고소는 2년2개월간 청와대에서 일해온 이 수석의 다섯 번째 고소다. 김씨의 기자회견을 막으려 했다며 같은 내용의 주장을 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상대로 지난달 네 번째 고소를 한 지 한 달도 못 돼 새로운 고소장을 낸 것이다.

여권 일각에선 이 수석에 대해 “청와대 수석이 걸핏하면 고소를 하는데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 수석은 ‘검투사론’을 펴며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나도 원래 성격이 둥근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욕을 많이 먹는 걸 안다. 사람들은 검투사에게 ‘왜 멋지게, 우아하게 칼싸움을 하지 못하냐’라고 말할 수 있지만 링 위에 올라 있는 검투사에겐 한가한 얘기다. 찌르지 않으면 찔려 죽기에 때론 살기 위해 뒤에서도 찔러야 하는 게 검투사다. 내가 악역을 맡지 않으면 잘못된 주장 때문에 청와대와 정권이 피해를 보게 된다.”

이 수석은 2009년 4월 “룸살롱에서 시비가 붙는 개인적 사정으로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정치권의 루머를 보도했던 언론을 고소했다. 이후 이 언론은 정정보도를 냈다. 인터넷에 ‘이 수석이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네티즌에 대해선 이 수석의 고소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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