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돼지값 '추락' 소값은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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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산지 돼지값은 폭락하는 반면 소값은 폭등하고 있다.

돼지 사육농은 값 하락에 울상 짓고 소 사육농은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등 축산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24일 현재 포항기계 ·경주안강 ·김천 ·구미선산 ·영주 등 5개 지역의 평균 소값(5백㎏기준)은 암소가 4백만원,숫소가 4백16만원으로 조사됐다.최고 4백20만원을 기록한 지역도 있었다.

이는 소값이 오르기 시작한 지난 6월 이전의 2백90만∼3백만원대에 비하면 무려 1백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사육두수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경북지역에 사육중인 소는 지난 6월 29만7천여마리,9월 29만6천여마리로 지난해 6월의 33만3천9백여마리에 비해 크게 줄었다.이는 소가 가장 많을 때인 1997년 6월의 54만7천마리에 비해 무려 15만마리 가량 줄어든 것이다.

소 사육두수는 전국적으로 2백73만5천여마리(97년)에서 현재 1백48만5천마리로 떨어진 상태다.

올해부터 생우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농가들이 값 폭락에 대비해 사전에 사육두수를 줄였지만 실제로는 농민들의 반발로 수입이 이뤄지지 않아 공급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돼지값은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24일 현재 포항 ·경주 ·김천 ·안동 ·구미 ·영주 ·경산 등 경북 7개 지역의 평균 값(1백㎏기준)은 14만원선.

이는 지난 7월의 평균 19만1천원에 비해 6만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돼지값은 지난 9월 이후 계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돼지값은 사육두수가 급증,오히려 공급과잉 현상을 빚고 있다.전국의 13% 규모인 경북지역 돼지 사육두수는 1백14만9천여마리로 집계됐다.99년 95만8천마리,지난해말의 1백1만2천마리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여기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둔화,추석 이후 비수기 등이 겹쳐 지난 8월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소 사육 농민들은 “소 수입이 자유화돼 지나친 가격상승은 오히려 경쟁력 약화를 불러 한우농가가 설 땅이 없어진다”고 걱정이며,돼지 사육농은 “생산비와 맞먹는 수준이어서 도산일보 직전”이라고 말한다.

경북도는 이에 따라 24일부터 민간 육가공업체 5곳에 14억원을 지원,돼지 1만마리 수매에 나서는 등 소·돼지 값 안정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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