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팀에 한 턱 내겠다" 노대통령 만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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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산티아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려됐던 돌발 해프닝은 없었다. 오히려 부시 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이 의견을 피력할 때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I agree absolutely)", "좋은 관점(good point)"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의 한.호주 정상회담장에 나타난 노 대통령과 고위 관계자들의 얼굴은 근래 드물게 환한 표정이었다. 반기문 외교장관은 "노 대통령의 기분이 최고로 좋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회담이 만족스러웠다"고 말한 뒤 "외교안보팀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22일 하와이에 들를 때 식사 한번 대접하겠다"고 말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 여야 한 목소리 환영=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 원칙이 재확인된 데 여야 모두 환영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21일 "북핵 문제 해결 방식에 한.미가 완전한 일치를 이룬 데 대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참여정부의 일관된 입장을 2기 부시 행정부가 수용한 것으로 매우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임태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불안하고 불편한 한.미 간 시각차를 해소하고 다시 한번 한.미 간의 일치된 인식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간 굳건한 공조 위에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전여옥 대변인은 "한.미 정상 간의 합의에 따라 6자회담이 재개돼 북핵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노 대통령이 어떤 경우든 북한 핵무기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하고 6자회담의 형식 아래서 북핵 문제를 풀겠다고 밝힌 것은 적절했다"고 논평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결을 원칙으로 삼겠다는 두 정상 간 합의를 환영한다"면서도 "미국이 평화적 해결을 위한 진전된 해법보다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정도에 그친 것은 실망"이라고 말했다.

산티아고=최훈 기자,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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