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라늄 농축 중단 합의 파기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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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위한 가스를 계속 만들고 있다고 A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빈의 외교소식통들은 AP통신에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가스를 만들고 있다"며 "적은 양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은 "상당한 양"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이스파한의 시설에서 우라늄 헥사플로라이드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헥사플로라이드는 우라늄 제조에 쓰이는 물질이다. 이것을 원심분리기로 분리하면 핵탄두에 쓰이는 무기급 우라늄으로 농축할 수 있다.

이란은 지난 14일 "모든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겠다"고 영국.프랑스.독일.유럽연합(EU)과 합의한 바 있다. 합의는 오는 22일부터 유효하다.

AP통신은 "22일까지 가스를 제조하는 것이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22일 이후 중단해야 할 이란이 막바지까지 핵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유럽국가들을 매우 실망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합의를 파기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미국과의 마찰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익명의 소식통은 "이란이 남은 며칠 동안을 우라늄 헥사플로라이드 제조에 부당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우라늄을 제조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원자력 발전을 위한 우라늄 생산에만 관심이 있다"고 반박해 왔다. 35개국으로 구성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오는 25일 이사회에서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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