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이일하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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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쟁은 전쟁이고 난민구호는 구호죠. 추위와 공포에 떠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돕는 것은 세계 비정부기구(NGO)의 당연한 직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일부터 중앙일보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자.구호금품을 모집하고 있는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해원협)의 이일하(李一夏.55.한국이웃사랑회장)회장. 李회장은 "이미 국제적십자사 등 각국 NGO들이 현지에 급파돼 활동 중이고 우리도 몇개 단체가 물품 등을 수송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4백만명 이상의 많은 난민이 발생할 경우 최소 6개월에서 1년간 그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구호금품을 많이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원협은 구호금품을 파키스탄.이란.타지키스탄 등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촌에 보내고 곧이어 의료.구호 봉사자들을 현지에 보내 봉사활동을 펼 계획이다. 의사.간호사.보급물자 배급 자원봉사자 등 열명으로 각각 이뤄진 두개 팀이 현지에서 3주~3개월 동안 체류하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자원봉사자들은 약탈과 열악한 기후조건 등 위험을 무릅쓰며 난민과 같은 처지에서 생존게임을 해야 합니다. 난민과 상호협력체제를 구축해 함께 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李회장은 르완다.코소보 사태, 인도지진 등 국제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편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아프가니스탄 난민구호는 특히 전쟁의 와중에 진행되는 것인 만큼 장기 구호체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원협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는 한국이웃사랑회.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등 33개의 국내 해외원조 단체가 1999년 2월 결성한 연합체. 李회장은 당시 이 단체의 결성을 주도했다.

李회장은 "이번 구호활동은 연합활동에 나선 민간 NGO와 정부의 좋은 국제협력 사례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지원하는 채널로 해원협을 활용해 주길 기대했다.

글=홍성호,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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