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김형윤 구속'주장 검사 인사조치 당할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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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해 동방금고 사건 때 김형윤(金亨允)전 국가정보원 경제단장의 수뢰 혐의를 포착해 올해 초까지 구속 수사를 주장했던 당시 서울지검 특수2부 장용석(張容碩.헌법재판소 연구관)부부장검사가 지난 2월 인사 조치를 당할 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張검사가 金전단장 구속 수사를 주장하자 당시 서울지검 모 간부가 수사 상황 점검을 내세워 張검사의 수사기록을 받아간 뒤 돌려주지 않는 방법으로 수사 진행을 방해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서울지검장은 김각영(金珏泳)현 대검차장이며 3차장은 이기배(李棋培)법무연수원 기획부장, 특수2부장은 이덕선(李德善)군산지청장이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11일 "지난 2월 정기인사 직전 서울지검 일부 간부가 순환 보직 인사를 이유로 특수 1.2.3부 부부장검사 세명을 모두 교체하려고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 張검사는 특수2부에 근무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검사들 사이에서는 "張검사를 특수부에서 제외하려는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에 張검사는 당시 金지검장을 면담해 金전단장에 대한 구속 수사와 기록 반환을 요구하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고, 결국 계속 특수2부에 근무하게 됐다.

張검사의 한 동료 검사도 "당시 張검사가 '나를 밀어낼 경우 동방금고 수사 내용을 모두 밝히겠다'며 검찰 수뇌부에게도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동방금고 불법 대출 사건은 검찰 간부와 여권 인사 K씨 등의 연루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으나 검찰 수사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서울지검 특수2부는 11일 이용호씨에게서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5천5백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金전단장을 구속 기소했다.

김원배.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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