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 성장 사실상 불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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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올 들어 처음 4%대로 떨어져 올해 5% 성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5%를 유지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고 밝혀 그동안 고수해온 올해 5%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고 시인했다.

이 부총리는 "내수 진작을 위해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자동차 특별소비세 인하의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6%에 그쳐 5%대 성장을 한 상반기보다 크게 낮았다고 밝혔다.

올해 5% 성장이 가능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4.5%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4분기 경기가 3분기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보여 올해 5% 성장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상반기에 30%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던 수출이 빠른 속도로 둔화돼 3분기에는 17.6% 증가에 그쳤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크게 낮아진 데다 금속제품 등의 수출이 주춤했다.

민간소비도 0.8% 감소해 6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민간소비가 1년6개월간 마이너스 행진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지난 1분기 민간소비가 -1.4%에서 2분기엔 -0.6%로 감소폭이 줄어 3분기엔 다소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감소폭이 커졌다.

다만 설비투자가 6.7% 증가해 2분기 연속 6%대 성장을 이어가며 성장에 기여했다. 수출 호황이 지속된 반도체산업의 투자가 컸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올해 5%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이헌재 부총리는 이날 "고유가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는 데다 국내외에서 예상치 못했던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4분기 성장률이 3분기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총리는 특히 "최근 건물 건축을 중심으로 건설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경기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연말 경기도 큰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홍병기.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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