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발전 모델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입니다. 12월 말께 MIT처럼 기업과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대학으로서의 비전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로버트 로플린(54) KAIST 총장은 18일 저녁 자신의 공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총장으로 있는 동안 특정 분야에만 익숙한 과학기술인력이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인재를 양성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2층 건물인 공관(103평)에서 세탁.청소.조리 등 모든 집안일을 혼자 하는 로플린 총장은 된장찌개.비빔밥 등 한국 음식의 맛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구경할 수 없는 된장은 먹으면 먹을수록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치켜세웠고 "보신탕은 맛없는 닭고기를 먹는 기분"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잠자기 전 30분~1시간 동안 반드시 피아노를 친다는 그는 작곡 실력도 수준급이다. 이날 기자들과 만났을 때도 자신이 작곡한 '카니벌 오브 버블(거품의 사육제)'이란 곡을 연주했다.
그는 주말이면 혼자 3~4시간 캠퍼스 주변에서 하이킹을 한다. 한국어 교재와 신약성서로 한국어를 익혀 지금은 한글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쌓였다.
로플린 총장은 한국에 와서 느낀 점과 일반인들도 쉽게 알 수 있는 과학이야기 등을 담은 수필집을 올 연말께 펴낼 계획이다. 수필집에 실릴 삽화 20여편도 직접 그렸다.
그는 "과학의 원리와 진리는 늘 우리 주변에 있으며 우리가 어떻게 찾아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김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