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녹색도시지수 만들어 친환경 개발사업에 활용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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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독일의 유럽 최대 전자기기·장비 업체인 지멘스는 지난해 12월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 정상회의에서 ‘유럽녹색도시지수’를 발표했다. 유럽 30개 주요 도시의 교통·대기오염·수질·토지이용 등 8개 분야에서 점수와 순위를 매긴 것이다. 이 작업을 주도한 빌프리드 빈홀트(사진) 지멘스 도시개발 총괄부사장은 “도시마다 어떤 쪽 환경을 개선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지멘스의 친환경 기술을 도시개발에 활용할 기회를 잡으려는 노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아시아 23개 도시의 녹색도시지수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환경을 위한 글로벌 기업 정상회의(B4E 서밋)’에 참석하려고 방한한 그를 만났다.

-지멘스가 친환경 도시개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큰 도시의 주요 과제로 대두됐다. 에너지 효율성과 관계 있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5%가 대도시에서 나온다. 전체 에너지 소비의 80%를 대도시가 차지한다. 대도시가 기후변화와 관련한 전쟁터로 변한 것이다. 지멘스는 여기에서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봤다.”

-지멘스의 어떤 기술을 활용할 수 있나.

“물 처리 기술의 경우 싱가포르 정부와 협력해 폐수의 20%를 음용수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기존 에너지의 50%만 쓰는 해수담수화 기술을 테스트 중이다. 10월에 상용화할 수 있다. 에너지를 초고압 직류로 송전하는 기술도 있다. 1000㎞를 전송하는 데 3% 정도의 전력 손실밖에 없다. 풍부한 사막의 태양광을 전력화해 손실 없이 대도시로 옮겨 사용하는 데 유용하다.”

-친환경 도시 발전을 위한 기술시장 규모는.

“25년 동안 27조 달러가 투자된다는 전망이 있지만 따져보니 그보다 더 많을 것 같다.”

-아시아권 도시의 녹색도시지수를 만든다는데.

“서울을 포함한 23개 도시와 협의 중이다. 10월에 발표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유럽과 동일한 지수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아시아 지역만의 가치관과 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객관적 결과를 내기 위해 연구기관·시민단체가 조사를 할 것이다. 시민·기업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어떤 분야에서 친환경 개선 노력을 해야 할지 객관적 자료를 만들겠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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