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TB네트워크 백기웅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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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우린 투자할 벤처기업을 고를 때 평균 70점을 요구하지 않습니다.A.B.C는 40점이더라도 D는 90점이면 OK입니다."

국내 최대의 벤처캐피털 업체인 KTB네트워크의 백기웅(41) 대표는 "벤처 기업은 무엇인가 부족한 게 당연하다"며 "따라서 단점보다는 장점을 본다"고 말했다.

-심사 기준은.

"기술.시장성.경쟁력.경영자 등을 주로 보는데 이중 경영자 자질을 가장 중시한다. 비즈니스 환경은 좋았다 나빴다 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것이다. 이는 사람에 달려 있다."

-올 투자 계획은.

"8월까지 1천억원을 투자했고,연말까지 1천억원 정도 더 투자할 것이다. 과거엔 다수 기업에 조금씩 투자했으나 최근엔 기업수를 줄이더라도 가급적 10~20% 이상 지분을 갖기를 희망한다. 그래야 기업 가치를 올리는 데 우리가 조력할 수도 있다."

-투자 절차는.

"실무.팀장.임원 등 3단계를 거친다. 각 단계는 전적으로 독립돼 있다. 즉 1차 평가 결과가 2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세번을 스크린하는 셈이어서 '봐주는 투자'는 없다."

-저금리 시대여서 일반인들도 관심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투자하려면 정보가 제한되고 전망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마침 우리도 일반투자자를 위한 벤처 펀드를 결성키로 했다. 정보통신부.기관투자가도 참여하는데 3백억원 규모로 모집해 정보통신 관련 업체에 투자할 예정이다. 다만 일반인이 벤처투자를 할 때 '황금알 낳는 거위'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고수익.고위험 투자라는 점을 새겨야 한다."

-경기침체로 벤처투자가 위축되는 경향인데.

"벤처캐피털은 투자→육성→코스닥 등록→회수→재투자의 과정을 밟는데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코스닥 등록을 규제하면 벤처캐피털로서는 자금 회수시장을 잃게 돼 결과적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게 마련이다. 등록을 막을 게 아니라 미국 나스닥시장처럼 일정 수준에 미달하는 기업은 과감히 퇴출시키는 제도가 필요하다."

KTB는 현재 3백95개사에 6천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백대표는 현대정공.SK텔레콤을 거쳐 98년 '미래와 사람' 입사 후 KTB 전신인 한국종합기술금융 인수에 깊이 참여했으며 초고속 승진 끝에 지난 7월 최고경영자가 됐다.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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