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일 한가위 TV영화] SBS '공동경비구역 JS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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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 공동경비구역 JSA(SBS 밤 9시45분)

이병헌과 송강호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이념의 벽을 넘어 따뜻한 인간애를 나누는 남.북한 병사로 열연한 영화다.

'쉬리' '친구' 와 더불어 한국 영화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잖은 관객 동원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삼인조' 로 별 명성을 얻지 못했던 박찬욱 감독은 이 작품 하나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영화는 공동경비구역(Joint Security Area)안에서 북한 초소병(신하균)이 총상을 입고 살해되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북한은 남한의 기습적인 테러라고, 남한은 북한의 납치극이라고 상이한 주장을 한다. 중립국 감독위 소속인 소피 소령(이영애)이 진상 조사차 파견된다. 남한의 이수혁 병장(이병헌)과 북한의 오경필 중사(송강호)에게서 정황을 듣지만 둘의 진술이 어긋나 조사는 미궁에 빠진다.

소피는 최초 목격자인 남성식 일병(김태우)의 진술에 의혹을 느끼지만 남일병은 곧 투신 자살한다. 소피의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인민군이었음이 밝혀지자 상부에서 소피의 수사권을 빼앗으려 하는데…. 소피는 사건의 이면에 뭔가 있음을 직감하고 이병장과 오중사를 설득하기 시작한다.

남.북한 병사들이 극도의 경계상태에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과정이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덕분에 무척 설득력 있다.

이들이 어울리는 정경은 천진난만할 정도다. 유머러스하면서도 가슴 찡한 장면들은 배경에 흐른 고 김광석의 노래 '이등병의 편지' 덕분에 관객들의 뇌리에 깊숙히 자리잡았다. 2000년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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