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 ●·추쥔 8단
제 10 보
84부터 89까지는 외길이다. 그야말로 수박이 갈라지듯 쭉 뚫려버렸다. 좌상 백집보다 상변 흑집이 더 커 보인다. 구경꾼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이창호와 추쥔은 명성만 생각한다면 상대가 안 되는 조합이다. 천하의 이창호가 추쥔 정도에게 이처럼 당하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 상황을 외면하고 싶은 게 구경꾼의 솔직한 심정이다.
“바둑이 불리해졌나” 하고 조용히 물어본다. 박영훈 9단은 “원래 좋았기 때문에 당하긴 했지만 아직은 긴 승부”라고 대답한다. 상변에서 바둑이 이상해졌지만 우하 귀도 아직 패 맛이 있고 해서 흑진을 잘 삭감하면 아직 승산이 있다고 한다.
참고도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