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뛰어난 외각슛·노련미로 승부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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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재림(再臨)인가, 환속(還俗)인가?'

어느 쪽도 나쁠 것은 없지만 의문이 꼬리를 문다. 조던이 농구 못잖게 좋아한다는 골프를 치다 말고 돌아온 이유가 뭘까. 그리고 그는 전성기의 기량을 재현할까.

1998~99시즌을 앞두고 조던은 "경기당 35분 이상 뛰는 것이 목표" 라고 했다. 체력 부담을 고백한 것이다. 당시 35세, 지금은 38세다. 격투기장같다는 NBA 코트에서 조던은 견뎌낼까.

더구나 조던은 복귀를 위해 훈련하던 중 갈비뼈가 부러지는가 하면 무릎.허리 등 몸 곳곳에서 이상이 발견되는 등 신체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한 시즌도 다 못 메우고 벤치 신세를 지는 게 아닐까.

처음 은퇴했다가 돌아왔을 때 이미 조던의 플레이는 전과 달랐다. 어느 스포츠음료 광고에 나왔던 것과 같은 호쾌한 돌파와 슬램덩크는 크게 줄었고 대신 수비수의 타이밍을 빼앗아 던지는 장거리포와 노련미로 승부했다.

지난 8월 조던의 훈련 캠프에서 있은 연습경기 심판을 맡았던 국내 프로 심판들은 "조던은 외곽슛에 의존했다. 매우 정확했지만 골밑 플레이나 드리블은 거의 없었다" 고 증언했다.

최근의 NBA는 각팀 주력 선수들의 나이가 어려졌고 세기보다 스피드와 힘으로 승부하는 선수가 많아졌다. 또 부정수비 규정이 완화, 사실상 지역 방어가 도입됨으로써 개인기만으로 슛 찬스를 만들 기회도 줄어들었다.

조던이 뛴 13시즌 동안 시카고 불스는 매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2001~2002시즌 조던이 뛰게 될 워싱턴 위저즈는 창단 후 13년간 플레이오프 문턱도 밟지 못했다. 동료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팀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더 도전할 목표가 없어 은퇴한다" 고 했던 조던이 아무런 복안없이 복귀했을리 만무하다. 우선 최근의 NBA 동부지구는 서부지구보다 전력이 떨어져 복귀한 조던이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다.

슛 의존도가 높은 것이 나쁜 일만은 아니다. 조던만한 득점력을 가진 슈터는 NBA 전체를 통틀어도 드물다.

도전할 기록도 많다. 97~98시즌 자신이 세운 최고령 MVP.득점왕(만 35세), 카림 압둘 자바(전 LA 레이커스)의 최고령 챔피언결정전 MVP(38세1개월), 칼 말론(유타 재즈)의 '베스트 5' 최다 선정(11회.조던은 10회) 등이 사정거리에 있다.

조던이 정계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복귀했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턴에서 또 한번 정상에 올라 스포츠맨 출신 정치인이 되기 위해 약체지만 워싱턴에 연고를 둔 팀 유니폼을 입었다는 것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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