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을 가로지르는 만수천(萬壽川)의 복개공사를 놓고 인천시와 환경단체가 마찰을 빚고 있다. 시가 하천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해충 등을 막기 위해 하천복개 공사에 나서자 지역 환경단체들이 환경 및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주장하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복개공사=만수천 인근 시영아파트를 비롯한 지역주민 1천6백가구가 하천의 악취와 해충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1997년부터 민원을 제기하자 복개가 결정됐다. 시는 만수천 미복개 구간인 4백60m를 내년말까지 복개한 뒤 체육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주택밀집 지역인 만수천 구간 1천2백40m 가운데 남동구청 앞과 만수3지구 부근 등 상.하류 구간은 이미 복개가 끝났다. 만수천은 상류에서 하천으로 유입되는 물이 부족하고 생활 하수가 흘러들어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상태다.
▶환경단체 반발=인천 환경운동연합과 인천의제21 등 인천지역 환경단체는 인천시가 지난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장수천을 생태 하천으로 조성한다고 밝힌 후 장수천과 합류되는 만수천을 복개하기로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하천이 덮이면 자연생태계 파괴는 물론 친수(親水)기능을 잃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성혁수(28)간사는 "복개로 인해 더러워진 만수천의 오.폐수가 장수천을 거쳐 소래포구까지 흘러들어 인천 앞바다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 고 말했다.
▶시의 입장=인천시는 만수천과 장수천은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장수천은 상류 지역에 안정적인 자연 수원이 있어 자정 능력이 있으나 4백60m구간을 제외한 상.하류 구간의 복개가 이미 끝난 만수천은 이미 하천 기능을 상실한 채 사실상 하수도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하천 주변 여건에 따라 개선 사업을 벌이고 있다" 며 "대신 검단천.대곡천.계양천.대포천 등 자연형 하천의 경우 친수 공간 확보를 위한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고 말했다. 결국 시는 하수도로 전락한 만수천을 복개해 악취.해충 발생을 줄이고 공원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게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