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 100여 명, 빵·비누 직접 만들어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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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축제 출범식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이 장애인들과 함께 제빵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올해 자원봉사대축제의 출범식과 ‘자원봉사 실천마당’이 22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강남구직업재활센터에서 열렸다. 실천마당엔 우리 사회의 지도층 인사 100여 명을 비롯해 40여 개 봉사팀 400여 명이 참가해 어려운 이웃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보여줬다.

장인성 삼성사회봉사단 상무를 비롯한 삼성 임원급 30여 명과 김신배 SK부회장 등 대기업 임원 100여 명은 빵 또는 비누를 만드는 등의 자원봉사 활동을 폈다.

밀알 베이커리에서 제빵 봉사를 마친 장인성 상무는 “소보로 빵을 봉사정신으로 처음 만들어 봤다.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라고 말했다. 또 김신배 부회장은 “장애인들의 일터에서 자원봉사를 한 게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밀알 베이커리는 자폐아 30여 명이 빵을 만들어 미군부대 등에 배달하고 판매하는 기업이다.

국제네일나눔연합회 회원 10명은 평소 몸을 가꿀 여유가 없는 저소득층 어르신들의 손톱을 돌봐주었다. 남인자(45) 연합회장은 “남자분들의 관심이 뜻밖에 높아 깜짝 놀랐다. 손톱 케어를 받고 새끼손가락을 빨갛게 물들인 할아버지도 계셨다”며 웃었다.

“이 세상 떠날 때 자손들의 부담을 다소라도 덜어주고 싶다”는 심정으로 몰려든 어르신 150여 명에게 장수사진(영정)을 찍어준 인테리어 25시 봉사단 15명, 한국이미지컨설턴트협회(협회장 김보배·63) 봉사자 5명의 활동도 눈에 띄었다. 인테리어 25시 봉사단 김미진(47) 사무총장은 “평소엔 집수리를 많이 하고 있는데, 이번엔 영정 촬영의 재능 기부를 할 수 있는 멤버가 있어 프로그램을 바꿔봤다”고 말했다. 휴스파 사랑의 손 봉사단은 어르신들에게 마사지를 해드렸다. 이 단체 박진옥(35) 부장은 “힘은 들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작은 재능을 드릴 수 있어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해병대전우회중앙회·현대홈쇼핑·유니세프한국위원회·다일복지재단·새마음봉사회 등은 세곡·수서동 일대에서 집 고쳐주기 봉사활동을 폈다.

출범식에 참가한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이제훈 상임대표는 축사에서 “오늘 행사를 기점으로 봉사가 생활화되고 문화로 정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능동적인 자원봉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윤구 총재는 “우리나라 자원봉사는 25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초기엔 국민의 1%도 자원봉사를 안했었다. 21세기는 자원봉사가 이끌어갈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자원봉사자라는 말을 듣는 날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정주 강남구청장은 “ 자원봉사는 강남구의 자랑”이라며 “자원봉사는 결국 나 자신을 위해 하는 것임을 잊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조혜랑 대학생 프리랜서 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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