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우즈· 심재학 MVP 집안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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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폭력 행사로 잔여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호세(롯데)는 프로야구 기자단에서 선정하는 정규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 자격도 사실상 상실했다.

호세는 시즌 중반부터 타격 5관왕을 달리며 MVP가 거의 굳어지는 듯했었다.

이제 호세가 떠난 빈 자리를 채워줄 새로운 MVP 후보는 누구일까.

◇ 이승엽 MVP 포기?

정규시즌 1위가 거의 확정된 상태인 삼성에서 MVP가 나온다면 단연 '라이언 킹' 이승엽이 0순위다. 이선수는 홈런왕(38개) 등극을 예약해 놓은 상태다.

역대 19번의 MVP 중 홈런왕이 MVP에 뽑힌 것은 11차례다. '우승팀+홈런왕' 의 두 가지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선수는 MVP에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있다. "설사 후보에 선정되더라도 포기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 이라고 말한다.

이선수는 올시즌 희생플라이가 단 한개에 불과하다. 홈런의 영양가 논란도 그를 내내 괴롭혔다. 팀에 별다른 공헌을 하지 못했다는 자격지심이 그를 움츠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 두산의 쌍포 우즈와 심재학

팀 공헌의 측면에선 우즈가 돋보인다. 타점 1위(1백13)는 확정적이고 홈런 2위(34)다. 결승 타점도 11개를 쳐내 팀내 1위다. 다만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았다' 는 것처럼 사라진 호세의 그림자가 그의 발목을 잡는다. 올시즌 호세가 늘 최고의 외국인 타자였는데 이제 갑자기 우즈라? 다소 내키지 않는 대목이다.

심재학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타격 2위(0.347) 등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에서 열손가락 안에 들었다. 그러나 1위 자리에 오른 개인 타이틀이 하나도 없다는 점, 이것이 심선수가 우선 넘어서야 할 과제다.

◇ 꼴찌 팀에서 나올 수 있을까

투수 중에선 신윤호(LG)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승과 방어율에선 1위며 구원 2위, 승률 4위다.

그러나 다승은 14승으로 역대 최소 승수 다승왕의 불명예(?)가 덧씌워져 있고 구원부문도 최근 8년간 최소 세이브포인트로 구원 1위가 가능하다. 그만큼 투수 부문에선 1위의 의미가 반감된다는 얘기다. 게다가 LG는 21일 현재 8개 구단 중 최하위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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