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제일제당 이재현 부회장 장모 김만조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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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제일제당이 미국시장 수출용으로 만든 김치 '크런치 오리엔탈(Crunch Oriental)' 을 개발한 사람이 이 회사 오너인 이재현(李在賢.41)부회장의 장모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 30여년 동안 김치 등 발효식품 연구에 헌신해 '김치박사' 로 통하는 김만조(金晩助.73)박사. 그의 외동딸인 김희재(金喜在.41)씨가 李부회장의 부인이다.

영국 리즈대에서 식품이학 박사 학위를, 미국 월든대에서 식품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서울여대.연세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김치 연구에 몰두했다. 1960년대엔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을 위한 김치 통조림 개발에 참여했다.

金박사는 80년대 말 교수직에서 물러난 뒤 제일제당의 글로벌 김치 프로젝트팀(K-글로벌)의 고문으로 있으면서 10년여의 연구 끝에 99년 '크런치 오리엔탈' 을 개발했다. 이 김치는 미국인들이 스테이크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샐러드 개념으로 만든 것으로 물김치와 비슷해 병에 담아서 판다.

제일제당은 이 김치를 지난 5월부터 미국시장에 수출, 미국 굴지의 슈퍼마켓 체인 '앨버슨' 과 '랄프' 의 점포 3백50여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값은 2백70g 한 병에 3달러 정도.

제일제당 관계자는 "96년에 『김치 천년의 맛』이란 책을 펴낸 金박사님의 주도로 지난 2년여 동안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테스트해가며 수출용 김치를 개발했다" 고 말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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