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페셜, 21·28일 '출가'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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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70세 노인과 중학교 1학년 학생, 그리고 23세 여대생과 48세 가정주부. 다양한 직업을 가진 52명이 한날 한시에 머리를 깎았다. 법명을 받고 한달간의 행자 생활을 시작한다. 기다리고 있는 건 안락함이 아니라 처절한 수행의 고통. 이들은 왜 산사를 찾게 됐으며 무엇을 얻었는가.

MBC 스페셜은 창사특집으로 진정한 출가의 의미를 조명한 2부작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오는 21일과 28일 밤 10시35분 방영될 '출가'(사진)다. 제작진은 지난 9월 13일부터 10월 12일까지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에서 열린 조계종 사상 첫 단기 출가학교를 취재했다. 이를 통해 한달이란 시간이 행자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으며, 이런 '출가정신'을 어떻게 우리네 삶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묻는다. 특히 이번 작품은 해설자의 내레이션 없이 현장 오디오와 인터뷰, 자막을 통해서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을 택했다. 교훈과 메시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 스스로 느낄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한 달간 출장을 다녀온다며 가족 몰래 월정사에 온 광고 카피라이터 이민우씨. 대학생 두 딸을 집에 두고 첫 휴가를 얻은 신현임씨. 이들은 인생에서 한 달이라는 시간을 비워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겠다는 생각이다. 최고령자 송광섭(70)씨도 인생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이곳을 찾았다. 또 이 중 10여명은 정식 스님이 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52명의 행자들은 깐깐한 갈마(불가의 면접시험)를 거쳐 본격 수행에 들어간다. 당장 삭발식을 통해 머리를 깎고, 일주문에서 적광전까지 삼보일배를 해야 한다. 또 오전 4시 예불을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발우공양, 운력(정해진 역할에 따라 일을 하는 것), 경전교육 등 잠시도 쉴 틈이 없이 일과가 진행된다. 여기에 철야 3000배와 철야 용맹정진까지. 행자들은 교육 중간에 수시로 눈물을 흘리고, 위장병과 관절염을 호소한다. 2주가 지난 추석 때에는 몸이 따라주지 못해 그만두고 나가는 사람들도 생긴다. 그러나 3명을 제외한 49명은 이를 악물고 끝까지 과정을 마친다. 이들은 "한달간의 고통은 나의 정신을 일깨웠다"고 입을 모은다.

제작을 맡은 윤영관 PD는 "출가의 의미와 깨달음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70세 노인과 중학교 1학년 학생, 그리고 23세 여대생과 48세 가정주부. 다양한 직업을 가진 52명이 한날 한시에 머리를 깎았다. 법명을 받고 한달간의 행자 생활을 시작한다. 기다리고 있는 건 안락함이 아니라 처절한 수행의 고통. 이들은 왜 산사를 찾게 됐으며 무엇을 얻었는가.

MBC 스페셜은 창사특집으로 진정한 출가의 의미를 조명한 2부작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오는 21일과 28일 밤 10시35분 방영될 '출가'(사진)다. 제작진은 지난 9월 13일부터 10월 12일까지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에서 열린 조계종 사상 첫 단기 출가학교를 취재했다. 이를 통해 한달이란 시간이 행자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으며, 이런 '출가정신'을 어떻게 우리네 삶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묻는다. 특히 이번 작품은 해설자의 내레이션 없이 현장 오디오와 인터뷰, 자막을 통해서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을 택했다. 교훈과 메시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 스스로 느낄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한 달간 출장을 다녀온다며 가족 몰래 월정사에 온 광고 카피라이터 이민우씨. 대학생 두 딸을 집에 두고 첫 휴가를 얻은 신현임씨. 이들은 인생에서 한 달이라는 시간을 비워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겠다는 생각이다. 최고령자 송광섭(70)씨도 인생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이곳을 찾았다. 또 이 중 10여명은 정식 스님이 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52명의 행자들은 깐깐한 갈마(불가의 면접시험)를 거쳐 본격 수행에 들어간다. 당장 삭발식을 통해 머리를 깎고, 일주문에서 적광전까지 삼보일배를 해야 한다. 또 오전 4시 예불을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발우공양, 운력(정해진 역할에 따라 일을 하는 것), 경전교육 등 잠시도 쉴 틈이 없이 일과가 진행된다. 여기에 철야 3000배와 철야 용맹정진까지. 행자들은 교육 중간에 수시로 눈물을 흘리고, 위장병과 관절염을 호소한다. 2주가 지난 추석 때에는 몸이 따라주지 못해 그만두고 나가는 사람들도 생긴다. 그러나 3명을 제외한 49명은 이를 악물고 끝까지 과정을 마친다. 이들은 "한달간의 고통은 나의 정신을 일깨웠다"고 입을 모은다.

제작을 맡은 윤영관 PD는 "출가의 의미와 깨달음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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