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환씨 검·경·정 곳곳 "형님… 아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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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G&G그룹 회장 이용호씨의 정.관계와 검찰 로비 창구 역할을 맡았던 여운환씨는 오래 전부터 각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두터운 인맥을 쌓아온 '마당 발' 로 전해지고 있다.

그의 행적 곳곳에선 각계 인맥과의 얽히고 설킨 사건들이 등장한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도 李씨에게서 50억원의 로비자금을 받아갔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용호 게이트' 의 핵심인물로 부각돼 있다.

李회장의 변호사인 제갈융우씨는 20일 "呂씨가 이리저리 구실을 만들어 구속영장에 적시된 액수보다 더 많은 돈을 가져갔다" 며 "사건 무마용으로 준 40억원중 18억원만 돌려줬고, 진정인(심모)에게 빌려준 34억원을 대신 받아준다며 14억원을 가져갔다" 고 주장했다.

◇ 검.경 인맥= "검찰 내부의 지나친 수사 간섭 때문에 여러 번이나 사표를 낼 결심을 했었다. " 91년 말부터 呂씨를 국제PJ파 배후로 지목해 수사했던 당시 광주지검 강력부 검사 홍준표(전 의원)씨가 그동안 수차례 한 말이다.

呂씨가 구속(92년)된 뒤인 93년 5월 검찰의 슬롯머신 비리 수사가 시작된 후 당시 광주지검 사건과장 崔모씨가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崔씨는 呂씨 소유의 목포 백제호텔 지분 5%(1억1천5백만원)를 소유한 사실이 드러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崔씨 자살 파문이 일자 광주지검은 呂씨가 보낸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편지에는 숨진 崔씨를 비롯, 광주지검 강력부장이었던 N검사 등 呂씨와 친분이 있는 검.경 관계자 다섯명의 명단이 들어 있었다. 이 편지 때문에 거명된 검.경 관계자들은 모두 옷을 벗었다.

◇ 정계 인맥=20일 한화갑(韓和甲)민주당 최고위원의 명예훼손 혐의 고소에도 불구하고 홍준표 전 의원은 "呂씨가 복역 중이던 90년대 중반 H, C의원이 呂씨를 면회하기 위해 다녀갔다" 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광주 프라도호텔에 관계했던 S씨(47)는 "呂씨와 K, H, L, C의원과의 친분은 광주에서 80년대부터 알려진 소문" 이라고 말했다.

광주의 A씨는 "呂씨의 형이 과거 국회 부의장을 지낸 K씨의 비서관으로 일해 이를 통해 정치권에도 인맥을 넓힌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손민호.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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