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21세기 첫 전쟁'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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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11일 발생한 미 본토 테러를 '21세기의 첫 전쟁' 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인류는 금세기의 첫번째 전쟁을 눈앞에 두게 됐다.

◇ 부시가 보는 '21세기 첫 전쟁' 〓국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 집단과 집단의 충돌이 20세기까지의 전쟁이었다면 21세기에는 문명세력과 문명 파괴세력의 충돌이 있다는 것이 부시의 주장이다.

부시는 미국이기 때문에 테러를 당한 것이 아니라 문명사회를 파괴하려는 악(evil)의 세력이 한 예로 미국을 택한 것이라는 논리로 세계의 공감을 얻으려 했다.

부시의 이런 방식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서방세계는 물론 일부를 제외한 아랍국가들까지 미국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 승리 장담 못하는 '21세기 전쟁' =부시는 전쟁에서 꼭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지만 승패는 확실치 않다. 전쟁을 선포했지만 아직 대상이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집단과 그를 보호하는 아프가니스탄이 상대가 될 것이라고 관측되지만 아직 미국의 공식적인 적군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테러와 싸우는 '21세기 전쟁' 은 눈에 보이는 적의 얼굴이 없고, 전선이 없고, 전쟁규칙도 없다. 전쟁의 시작도 끝도 명확하지 않다. 때문에 '21세기 전쟁' 을 회색전(gray war)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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