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들 "상극정치 풀어봅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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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성향의 사회 원로와 지도급 인사들이 상생의 정치를 위한 환경 조성에 나선다.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 서경석 목사 등 각계 원로 40여명은 19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여야 국회의원 299명 전원을 초청해 시국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이번 간담회는 좌우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는 시민사회 지도자들이 국회의원들과 함께 시국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원로들은 "국가보안법.사립학교법.언론관련법.과거사규명법 등 4대 쟁점법안의 공론화 과정에서 국론이 지나치게 분열되고 여야 갈등과 대립이 심각해지는 상황"이라며 "과연 국회가 합리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지 크게 걱정된다"고 현 시국을 진단했다.

그러나 이들은 "4대 법안의 내용을 차분하게 검토해 보면 충분히 합의할 수 있는 선이 있다고 믿는다"며 정부.여당에 대해 법안 심의 과정에서 반드시 야당과 합의하고, 합의가 안 될 경우 다음 회기로 넘기더라도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문규 이사장은 16일 "중도의원들의 모임인 열린우리당 '안개모'와 한나라당 '수요모임'을 중심으로 의원들과 교감을 갖고 간담회를 추진하게 됐다"며 "특별히 정치적인 어젠다가 있다기보다는 워낙 파행적으로 진행되는 현 시국에 대해 통합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모이는 것"이라며 간담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보수.진보 원로들이 각기 따로 모여 시국선언을 한 것은 또 다른 정쟁의 연속일 뿐"이라며 "우리는 여야가 서로 지쳤다고 보는 만큼 화해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간담회의 실무를 맡은 서경석 목사는 "우리는 시국 현안이 있을 때마다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견을 교환해 왔다"며 "4대 법안에 대해 원로들의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지만 사회통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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