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납치 일본인 여중생 유골 반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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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3세 때 북한 공작원에 납치됐던 일본 여중생 요코다 메구미가 27년 만에 유골로 돌아오자 일본 여론이 들끓고 있다. 각료.정치인들이 16일 "북한을 즉시 경제 제재해야 한다"고 앞다퉈 주장했다.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문부과학상과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환경상은 "일본인의 분노를 보여줄 단계"라고 말했다.

가타야마 도라노스케(片山虎之助) 참의원 간사장은 "북한에 주기로 약속한 식량 25만t 중 아직 전달되지 않은 절반은 지원을 보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납치 피해자 가족협회와 납치의원 연맹 등은 "더 이상의 협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즉각 경제 제재를 발동해야 한다"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 등도 사설에서 경제 제재를 가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북 정책을 담당하는 관료.정치인들은 보다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와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외상은 유골과 증거품들의 감정 결과를 보고 나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아직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북측이 종전과 달리 이번 평양 협상에서는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북한이 이번에 납치 피해자 관련 각종 증거품을 제시한 데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북.일 수교 의지가 있는 고이즈미 정권과의 대화 창구를 계속 유지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북.일 협의를 통해 유리한 환경을 만들려고 탐색전을 펴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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