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대전] 정부· 각 당 스케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2일 미국 테러와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외교.안보.경제 분야에서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처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테러는 이 시대 최고의 죄악으로 강력히 규탄한다" 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최고경영자 초청 오찬 등 일정을 취소했다.

또 유엔총회 방문 발표도 연기했다. 유엔 정상회의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金대통령은 12일 저녁 최규하.전두환.노태우씨 등 전직 대통령 및 3부 요인과 만찬을 함께 하며 "미국과 같은 안전지대도 당하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기 때문에 대비를 잘해야 한다" 면서 "이번 사태로 경제가 참으로 염려되지만 저력이 있어 잘 해내리라 믿는다" 고 강조했다.

○…정부는 비상 국무회의.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긴급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외교통상부는 본부와 뉴욕 총영사관에 비상 대책반을 설치, 교민 피해 상황을 접수했다.

긴장이 높아진 중동지역에는 교민 신변안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훈령을 보냈다. 납치됐던 4대의 항공기 가운데 LA행(승객 2백21명) 비행기에 교민이 탑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확인에 나섰다. 토머스 허버드 신임 주한 미국대사는 최성홍 차관에게 "한국이 테러 규탄 성명을 내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한 데 대해 감사드린다" 고 말했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는 "국제테러단체가 국내 반미주의자들과 연계해 모방테러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 고 밝히고 대테러 대비계획을 국회 국방위에 보고했다.

○…유엔총회 의장에 내정돼 뉴욕에 체류 중인 한승수 외교통상부 장관은 "테러 근절조치를 유엔 차원에서 강구하겠다" 고 밝혔다. 그는 "코피 아난 사무총장과 긴급 유엔총회 개최를 협의 중에 있으며 개최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진념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긴급 경제장관 간담회에서는 12일 증시를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만 열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유동성 공급 및 금융기관 현금방출을 신축적으로 해나가기로 했다. 김진표 재경부 차관을 단장으로 산업자원부.한국은행이 참여하는 비상대책반을 구성했다.

陳부총리는 "미국.국제금융시장 동향의 움직임 등을 살펴 중기(1년) 대책을 수립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그는 또 "외환시장과 국내에 유입된 단기성 자금 움직임을 주의깊게 살펴볼 것" 이라며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가 투기세력에 의해 급등락할 경우에는 개입할 수 있다" 고 덧붙였다.

○…여야는 당별로 대책회의를 열고 국회 차원의 테러반대 결의문을 채택키로 했다. 국방.외교통상위 등 일부 상임위의 국감은 중단됐다.

재경위는 국세청 국감 도중인 오후 3시부터 한시간 동안 상임위 전체회의를 따로 소집해 진념 부총리로부터 대책 보고를 받았다. 민주당 이상수.한나라당 이재오 총무는 "13일 오후 경제부총리와 외교통상.국방.행자부의 장.차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열어 정부대책을 보고받자" 고 합의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12일 담화문을 통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부의 비상사태 대처 노력에 적극 협력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李총재는 이날 0시16분쯤 金대통령에게 전화해 "안보.국방문제를 철저히 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조기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실질적 조치가 우선" 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오영환.송상훈.최상연 기자

사진=장문기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