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걸린사람 채혈… 적십자사 수천건 폐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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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광우병 위험 집단에서 채혈을 하는 등 대한적십자사의 혈액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우병 위험집단이란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혈장으로 만든 외국산 폐암진단 시약을 복용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12일 대한적십자사가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광우병 고위험 군(群)에서 1999년 17건, 지난해와 올해 각각 3건의 채혈을 한 사실이 밝혀져 이 피를 폐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십자사는 "문제의 진단시약 복용자들의 명단을 관리해 헌혈을 받지 않고 있으나 단체헌혈 때는 사전에 체크하지 못해 사후에 적발, 폐기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적십자사는 또 말라리아에 걸린 적이 있거나 양성반응을 보인 사람에게서 채혈한 5천9백55건의 피를 99년~올해 상반기 동안 폐기했다.

하지만 서울.경기.인천.강원지역에서 채혈한 것은 말라리아 검사를 하지만 다른 지역은 이 검사를 안해 수혈에 의한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대구에서 한살배기 영아가 제대한 군인이 헌혈한 피를 수혈받아 말라리아에 감염된 적이 있다.

한편 지난 7월 매독 감염 가능성이 큰 피를 수혈한 사고는 보건복지부 경위조사 결과 전산오류라는 적십자사의 해명과 달리 직원들의 전산운영 잘못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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