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대상 소형아파트 값 하락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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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대상 소형 아파트값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약보합세를 보이던 저밀도.택지개발지구 일부 아파트는 최근 1주일새 최고 1천만원까지 떨어졌다. 소형평형 의무비율 부활, 아파트지구 용적률 제한조치 등이 투자 수익성 하락을 예고하는 데다 저밀도아파트 사업 우선순위 선정이 늦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때문이라고 부동산중개업소는 전하고 있다.

(http://www.joinsland.com) 참조

재건축규제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였던 중층아파트는 여전히 강보합세다. 일단 사들여 단기적으론 월세를 놓아 임대수익을 얻고 장기적으로는 재건축 효과를 노리자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 114 조사(7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강남 재건축 대상 20평형대 이하는 그 전주(8월 31일)에 비해 0.47% 떨어졌다. 송파구는 20평형대 이하가 0.1% 내렸다.

잠실지구 주공3단지 17평형은 2억9천만~3억원선으로 8월 말보다 7백여만원 내렸고 주공2단지 19평형도 3억4천5백만~3억5천5백만원으로 2백50만원 떨어졌다.

잠실동 유성공인중개사무소 황영심 실장은 "지난달 말부터 전화문의가 줄고 거래도 끊겼다" 며 "지난달 20일 주공4단지 17평형을 2억7천9백만원에 사서 중도금까지 치렀다가 2억7천5백만원에 되팔아달라는 사람도 있다" 고 전했다.

지난 3월 조합설립인가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청담.도곡지구의 도곡주공 10평형은 지난달 말 2억6천2백만원에서 현재 2억5천2백만원으로 1천만원 내렸다. 삼성동 AID1차 15평형은 2억3천5백만원선에서 2억2천7백만원으로 8백만원 내려 앉았다.

가격 하락은 개포.둔촌.고덕 등 택지지구로 번지고 있다. 개포동 주공2, 4단지 시세는 지난달 말보다 평균 5백만원 정도 빠졌다. 지구단위계획을 수립 중인 강동구 둔촌동.고덕동 일대 아파트도 지난달에 비해 평형별로 2백만~7백만원 내렸다. 개포동 남도공인중개사무소 이창훈 사장은 "저밀도지구 재건축사업이 늦어지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택지지구는 더 늦어질 것이란 우려가 퍼져 거래가 되지 않는다" 고 말했다.

잠원동 로얄공인중개사무소 박만수 사장은 "저금리로 투자할 곳이 없자 중층아파트를 10채가량 구입해 월세 임대사업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며 "재건축 관점에서 보면 중층아파트도 가격하락이 예상되지만 아직은 이들 수요가 값을 받치고 있다" 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별다른 외부요인이 없는 한 저층 재건축 아파트의 약세가 추석까지는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동 로얄공인중개사무소 이창용 사장은 "이달까지 호재가 없어 약보합세를 거치겠지만 10월부터는 반발심리로 매기가 살아나 오를 가능성도 있다" 고 내다봤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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