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칼럼] 투자시장의 다크호스 상장지수펀드(ETF)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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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드만삭스가 미국증권거래 위원회(SEC)로부터 사기혐의로 소송을 당해서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며? 이럴때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데..난 말야..종합주가지수가 폭락하거나 떨어졌을때면 꼭 투자를 하기는 해야 하는데 어떤 종목을 고를지가 참 모르겠거든..송곳으로 누가 콕 짚어주는 사람 없나?”

30대 중반의 직장인인 나도해(가명)씨는 오늘도 점심시간에 동기인 한건만(가명)씨와 커피를 마시면서 투자얘기에 열을 올린다.

“그런 사람있으면 나도 좀 소개시켜 주라…주식시장이 하락했거나 종합주가지수가 앞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예상이나 확신이 든다면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지 그러니?”

“상장지수 펀드? 그게 뭔데? 그것도 펀드상품이니? 난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니까? “

“주식과 펀드의 중간이라고 생각하면 되거든..즉,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펀드라고 보면 되고 종합주가지수와 함께 움직이니까? 네가 지금 얘기한 상황에 딱 적합한 투자라고 보면 되지..”

이처럼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상장지수펀드(ETF : Exchange Trade Fund)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상장지수펀드의 의미는 지수펀드를 주식처럼 증권회사에 상장시켜서 거래하는 개방형 펀드라고 보면 된다.
주요주가지수와 업종별,상품별 등 다양한 묶음이 있으면 이 묶음을 덩어리로 주식처럼 사고판다는 개념이다.

상장지수펀드(ETF)의 장점은 바스켓으로 짜여진 ETF가 마치 한 종목의 주식처럼 매매되며, 주식과 동일하게 장중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고 주문도 시장가주문, 지정가주문 등을 쉽게 할수 있다는 것이다.즉,하나의 펀드이므로 하나의 ETF에 투자를 한다고 해도 어느정도 분산투자효과가 있고 개별주식 종목의 리서치나 투자지표에 대한 내용보다는 특정 시장이나 자산부분을 전체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판매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일반 펀드보다 비용도 절감할 수가 있겠고 펀드의 경우에 환매시 당일 종가나 다음날 주가지수로 환매가 되지만 ETF는 환매시점 실시간으로 매매가 이루어진다.

해외에도 얼마든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하나의 장점이고 ETF의 종류에 따라서는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게다가 일반 펀드 보다 운용보수가 저렴하고 주식매매수수료만 내면 되기 때문에 비용측면에서 일반 인덱스펀드보다 저렴하고 아무 때나 환매가 가능한데다 환매자금도 펀드보다 손쉽고 빠르게 회수 할 수 있다.환매 신청도 매도 주문만으로 가능하고 매도 결제 전 재매수가 가능해 환금성이 뛰어나며 지수가 오르면 얻게 되는 자본차익 뿐만 아니라 ETF에 편입된 개별 종목에서 나오는 배당금과 ETF가 보유한 현물을 대차거래에 빌려주고 받는 대차수수료 수익 등도 추가 적으로 얻을 수 있다.

ETF의 단점으로는 손쉽게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므로 잦은 매매로 인하여 투자의 대 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 장기투자가 어려워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아울러 ETF에 소속된 종목의 회사에 주식투자자처럼 주주로서 각종 권리행사를 할 수도 없다.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반 펀드처럼 운용수수료는 부담해야 하고 해외 ETF에 투자시 환율변동에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 펀드 수익률의 일부 회복으로 인하여 대규모 펀드 환매 사태가 발생하고 있지만 상장지수펀드(ETF)는 계속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위에 언급한 ETF의 장점이 부각된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거래소의 자료를 살펴보면 국내 1분기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4조8115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1조221억원(27%) 늘어났고 ETF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1분기에만 신규 종목이 5개(총 55개) 상장됐다.

주식형 펀드는 계속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는데 ETF의 투자는 이어지고 있고 특히 아시아 최초 레버리지형 상품인 KODEX 레버리지 ETF, TIGER200 인버스 ETF 등 단기 투자에 적합한 신종 상품이 등장하며 장ㆍ단기 투자별로 적합한 구색이 갖추어 지고 있다.

최근 국내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2010년 4월 16일자 기준 수익률 10개 중에서 1~2위와 4위의 수익률을 거둔 국내 주식형 펀드가 바로 상장지수펀드(ETF)인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은행주 바스켓을 형성한 ETF가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었는데 ETF별 2010년 1분기 수익률을 살펴보면 조선주 바크켓을 형성한 ETF의 수익률이 3개월동안 21%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고배당,레버리지,코스닥프리미어,미디어통신,삼성그룹주 순서로 수익을 내었으며 종합주가지수의 등락과 함께 움직이며
투자자들의 새로운 효자투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위에서 알 수 있듯이 ETF는 그 종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몇가지 종류와 특징을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지수 ETF’는 각 종목의 이름 뒤에 50,100,200의 수치가 함께 있는 것으로 KOSPI와 KOSDAQ에 상장되어 있는 대표기업들을 중심으로 바스켓을 형성해서 투자가 되므로 전체 국내 주식시장을 추종한다고 보면 된다.인덱스 펀드처럼 종합주가지수와 거의 함께 움직인다고 보면된다.

‘섹터 ETF’는 은행,조선,철강,반도체,IT,건강,자동차등 각 업종별로 바스켓을 형성해서 투자하는 ETF로 전체 시장지수에 투자하는 ETF보다는 수익률의 변동성은 크지만 개별 종목에 직접투자하는 것 보다는 위험을 분산할 수 있어서 투자자 개인별로 특정업종에 관심이 많거나 향후 특정 업종이나 산업의 성장가능성이나 호재가 있다면 투자할 만 하겠다.

‘해외ETF’는 중국,일본,인도,브라질 등 관심있는 지역에 투자를 하는 것으로 같은 중국이라고 하더라도 추종하는 지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하고 투자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원자재ETF’는 최근에 가장 관심을 받으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ETF로서 막연하게 금이나 원유,농산물 등에 직접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에 원자재 투자의 간접투자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레버리지ETF’의 경우에도 최근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추종지수가 10% 상승하였을때 2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고 반대로 -10%의 원금 손실시 -20% 이상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단순히 주식시장이 하락해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역발상 투자의 수단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점점 ETF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시장에서의 거래도 활성화되고 있고 향후에도 과거 펀드투자로 인한 손실을 기억하는 투자자라면 주식에 덜컥 직접투자해서 투자위험을 다시 가지고 가는 것 보다는 그 중간단계인 ETF에 투자를 해서 저금리 시대,투자의 불황기에 일부라도 안정성을 가지고 가고 비용부담을 줄이는 투자전략을 세워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서기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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