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라늄 농축 중단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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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란은 한달간에 걸친 유럽연합(EU)과의 협상 끝에 우라늄 농축을 완전 중단키로 동의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가 15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14일 이란으로부터 원자력 발전용은 물론 핵무기 제조에 쓸 수 있는 우라늄 농축 활동을 완전 중단한다는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리비아의 핵 포기 선언과 더불어 이란도 이처럼 우라늄 농축 중단을 선언함으로써 이제 북한만이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핵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로 남게 됐다.

이란 측 협상대표인 하산 로하니는 15일 "이란은 EU 협상 대표들과의 회담에서 우라늄 농축과 관련한 거의 모든 활동을 중단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로하니의 보좌관인 후세인 무사비안은 "우라늄 농축 중단 약속은 이란과 EU가 장기 협력 협상을 지속하는 한 유효하다"며 "최종 협상은 다음달 15일 시작될 것이며 이번 결정은 이란 핵 문제 정상화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무사비안은 그러나 "이번 합의로 EU는 이란이 핵연료 제조 능력 보유국에 합류하는 것을 지지하고 이란의 에너지 개발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우라늄 농축 중단이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잠정적 결정임을 시사한 것이다.

범아랍 알자지라 방송은 "이란의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이란 핵 문제의 다음달 유엔안보리 회부를 강력 주장해 온 미국의 강경론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송은 또 "이달 25일로 예정된 35개국 IAEA 이사회가 이란 핵 문제를 안보리에 상정할 가능성도 작아졌다"고 보도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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