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4명 '세상 따라잡기' 24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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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식구들 밥을 차려주고 그후엔 청소, 설거지, 장보기, 그리고 다시 저녁 식사. 쓰레기 버리기, 빨래 하기, 공과금 내기도 빼놓을 수 없는 주부의 일과다. 매일 반복되는 바쁜 일상 속에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심해지기 쉬운 것이 주부들.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시사문제에 관심을 놓지 않으려는 주부 네명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아침 TV의 뉴스 점검이 기본=주부 이승희(35.서울 송파구 문정동)씨는 아침 6시에 일어난다. 이씨는 식사준비를 하면서 주방에 있는 작은 TV를 통해 아침 뉴스를 듣는다.

아침밥을 모두 챙겨주고 아이들과 남편을 학교와 직장으로 보낸 이씨는 조간 신문을 펴든다. 말이 신문이지 점점 더 두꺼워지는 신문을 다 읽으려면 시간이 너무 걸린다.

대신 TV에서 들은 중요 뉴스를 중심으로 대강 훑어보고 관심있는 경제정보나 문화적 이슈들을 자세히 살핀다. 저녁엔 아이들과 TV의 9시 뉴스를 보면서 아침 신문의 이슈들이 어떻게 진전되고 있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다. TV를 보면서 남편과 정치 쟁점이나 경제정책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부족한 대화의 실마리가 풀린다. 덤으로 남편의 회사 상황도 알게 된다.

▶화장실에선 잡지와 전단지 독파=주부 박희정(45.서울 성동구 마장동)씨의 집 화장실엔 각종 주간지와 소설책들이 놓여 있다. 집으로 배달되는 동문회보.전단지부터 아파트 관리비 내역서들도 화장실에서 읽어치운다.

"쉽게 버리는 전단지에서도 주부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는 게 박씨의 주장이다.

▶인터넷 신문으로 속보 챙기기=친구들 사이에서 일명 '박사' 로 통하는 동영이 엄마 김문선(37.서울 서초구 서초동)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인터넷으로 뉴스검색을 한다.

평소 시사에 관심이 많은 김씨는 신문을 2가지 이상 인터넷에서 검색하면서 한가지 사안에 대한 신문별 논조의 차이까지 분석한다.

최근엔 인터넷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김씨의 시사 상식은 더욱 넓어졌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경제적 상황에 대한 추이를 좇아가는 일은 종이 신문과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인터넷 신문을 검색하는 김씨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시사전문가다.

▶메모판에 뉴스 잘라 붙이기= '소비자를 위한 시민의 모임' 에서 법률상담을 하고 있는 황순옥(42.서울 강서구 가양동)씨는 관심 있는 기사를 잘라 매일 클리핑한다.

부엌 한 모퉁이에 조그만 보드판을 만들어 놓고 도움이 되는 신문.잡지의 기사를 매일 붙여놓는 것은 쏠쏠한 재미를 느끼게한다. 클리핑한 기사를 모아 놓은 스크랩북은 직장 일을 할 때도 도움이 된다.

황씨는 "바쁜 생활 속에서 시사문제에 관심을 갖기 어렵지만 보드판에 붙일 신문.잡지 기사들을 정리하다보면 현재의 내 생활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생각들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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