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와대 주내 전면 개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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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은 DJP공동정권이 붕괴된 것을 계기로 이번주 내에 내각과 민주당.청와대 비서실 등 당.정.청 전면 개편을 단행한다.

국무위원들은 4일 이한동(李漢東)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일괄사퇴키로 결의했으며, 청와대 비서실도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韓실장과 8명의 수석 전원이 사표를 내기로 결정했다.

이근식(李根植)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날 오후 청와대 한광옥 실장을 방문, 전 국무위원의 사표를 전달했다.

또 민주당은 전날 김중권(金重權)대표와 박상규(朴尙奎)총장 등 당3역을 비롯한 주요당직자들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이날 임명직 최고위원 4명도 물러나기로 했으며 5일 金대통령에 대한 당무보고 때 사표를 제출하기로 했다.

李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국정운영에서 획기적인 쇄신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으며, 민주당은 金대통령에게 "당.정.청 개편을 통해 국정에 일대 쇄신과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고 건의했다. 이에 따라 당정개편의 폭은 커지게 될 전망이다.

개편 시기와 관련, 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은 "대통령이 심사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 며 "정기국회 등을 감안해 주말까지는 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내각 개편방향에 대해 '탈정치 실무내각' 과 '정치인 입각' 주장이 엇갈렸다고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이 전했다.

이와 관련,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金대통령은 자민련 총재직 사의를 표명한 李총리에게 유임을 권고했다" 며 "李총리도 金대통령의 뜻을 받아들일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이 경우 당대표와 청와대 비서실장은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이날 '국민에게 드리는 글' 을 통해 "공조 파기의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는 것을 명백히 천명한다" 며 "통일.안보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켜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 박준영 대변인은 "자민련이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서 한나라당과 공조한 것은 정치도의와 신의에 문제가 있는 것" 이라며 공조 붕괴의 책임이 자민련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진국.이양수.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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