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복귀 고어 '돈줄' 들은 냉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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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정계복귀가 순탄치 못하다.

뉴욕 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고어가 정치무대로 복귀하면서 민주당의 '돈줄' 들과 접촉했으나 냉담한 반응만 얻었다" 면서 "일부 인사들은 고어가 실제 차기 대선에 출마하면 지지할 것인지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고 보도했다.

고어가 최근 몇주 동안 접촉한 민주당 '돈줄' 들은 2000년 대선에서 6천만달러(약 7백80억원)를 모아준 선거자금 모금책을 비롯, 정치자금을 기부해 줄 이른바 당내 큰 손들.

고어는 지난 몇주 동안 10만달러(약 1억3천만원)가 조금 넘는 기금밖에 조성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대선에서 고어 진영에 2백만달러(약 26억원)이상을 모금해 준 한 익명의 선거자금 모금책은 "민주당의 부유층 인사들은 고어에 대한 미몽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면서 "이들은 단지 승자의 편에 서길 원하며 고어가 이를 해 낼 수 있을 것인지에 회의를 갖고 있다" 고 말했다.

일부 인사들은 고어가 지난해 가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에 수백만달러를 전달한 모금행사에 참석했다가 인사도 없이 사라진 불쾌한 장면을 떠올리며 고어의 재출마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대선을 의식하는 10여명의 민주당 정치인들이 지난 대선 때 고어편을 들었던 기부자들과 선거자금 모금책을 자기진영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고어에게는 부담이다.

테리 매콜리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은 그러나 "고어가 로널드 레이건 다음으로 많은 득표를 한 인물" 이라면서 "고어 전 부통령의 사망기사를 쓰는 것은 아직 이르다" 고 말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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