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매출 늘고 이익 줄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 빅3의 3분기 실적이 일제히 나빠졌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실적공시를 통해 903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으며 당기순손실 3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9억원, 순이익은 405억원이었다. 반면 3분기 매출은 2조262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6% 증가했다. 2002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중공업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으나 지난 3분기 다시 적자를 냈다.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 영업이익이 27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5% 감소했다. 경상이익은 566억원, 순이익은 4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8%, 65.1% 줄었다. 매출액은 1조14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늘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3분기에 41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경상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87% 줄어든 89억원, 순이익은 84% 줄어든 85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조선업계의 매출이 늘고 있으면서도 이익은 줄어드는 이유로 원자재인 후판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주요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 말 t당 37만원이던 후판가격은 현재 60만원으로 두배 가까이 높아졌다. 지난해 1150원선이던 환율이 1100원대로 하락한 것도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대부분 조선업체들은 1130~1150원을 기준환율로 삼아왔으며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1100원대마저 무너지자 비상경영 태세에 들어갔다.

일부 업체는 플랜트 등 부진한 영업을 보이고 있는 사업부문에 대한 구조조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각종 악재가 겹쳐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고가의 선박을 많이 수주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