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이 살린 '삼성차' 판매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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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부산시민의 ‘삼성차 살리기 범시민운동’으로 탄생한 르노삼성자동차가 1일로 출범 1주년을 맞았다.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부산 ·경남권 협력업체의 매출이 증가하는 등 침체한 부산경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특히 신모델 출시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협력업체마다 부품생산 설비를 정비하는 등 자동차 업계가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지역경제 견인차=르노삼성차는 요즘 월 7천여 대를 판매하고 있다.SM5는 중형차 시장점유율(24%)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지난 6월 생산 2년6개월만에 10만 대 판매를 돌파했으며 수출도 재개했다.

부산발전연구원은 지난 3월 부산지역 산업경기가 지난해 1월 정점 이후 하강속도가 둔화됐다고 분석하고 그 요인으로 르노삼성차 정상가동 등을 들었다.

지난해 12월 부산시의 ‘르노삼성차 가동에 따른 매출 및 인력 수급실태’조사에 따르면 1차 협력업체는 74%가 매출이 증가했으며 2차 협력업체는 50% 증가했다.

고용 효과도 나타나 출범 초기 2천여 명이었던 종업원은 현재 3천4백여 명으로 늘어났다.회사 영업망도 39개에서 83개,정비소는 2백13개에서 2백92개로 늘었다.

96년 6월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도산위기에 몰렸던 부산 ·경남지역의 부품 협력업체들도 활기를 띠고 있다.

부산상의가 최근 부산지역 자동차부품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올 하반기 생산량이 15∼2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르노삼성차가 내년 출시할 준중형 승용차 SM3의 협력업체 1백17곳은 설비를 늘리고 생산라인을 정비하는 등 분주하다.

차체부품 생산업체인 K사는 SM3 협력업체 선정을 계기로 20억원 규모의 추가 설비를 발주 중이다.D사는 일부 설비를 추가하는 한편 공장가동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고용도 늘릴 계획이다.

작년 10월 30일에는 요르단에 SM5 71대를 처음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백22대를 수출했다.

◇전망=르노삼성차는 2002년까지 생산량을 연간 12만대로 늘리고 2003년부터는 2∼3개의 모델을 추가해 부산공장 최대 생산능력인 연 24만 대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공장증설을 통해 풀 라인업 체제를 갖출 2005년 이후엔 연 50만 대를 생산해 이 중 절반을 수출할 계획.2004년까지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다.

회사측 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 2002년까지 1단계는 정상가동하고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기반을 구축한다는 생각이다.

2단계(2003∼2005년)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뒤 본격 성장을 이루고 3단계는 차종을 대폭 늘리면서 수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내년 7월부터 1천5백㏄급 SM3 시리즈 시판을 통해 내수시장 점유율을 높인 뒤 2003년부터 본격수출에 나설 계획이다.SM3는 내년에만 1만6천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내년부터 2005년까지 2∼3개 모델을 추가해 연간 생산량을 24만 대로 높이고 2006년 이후에는 50만 대 수준으로 올리고 절반 가량을 수출한다는 중기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국내 승용차 시장의 17%를 차지하고 중대형 다음으로 큰 시장인 준중형 부문에 진출해 새 차종인 SM3로 공략할 계획이다.

부산상의 태경호(太京鎬)조사홍보팀장은 “SM3 생산을 위한 준비가 실질적으로 시작돼 지역 부품업체의 기대가 크다”며 “SM3가 자리를 잡고 오는 2004년 새 차종이 개발돼 본격 시판되면 부산지역 자동차산업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제=르노삼성이 부산경제의 발전을 확실하게 이끌려면 무엇보다 연간 50만 대의 생산능력을 빨리 갖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현재의 연간 6만∼7만 대 생산으론 경제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갑수(李甲銖)부산대 무역국제학부 교수는 “생산대수 50만 대는 돼야 정보기술 ·전자공학 ·소재산업 등 관련산업의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차 부산유치와 르노삼성차 재탄생 운동에 앞장섰던 부산경제가꾸기 시민연대 김정각(金正覺)공동대표는 “르노삼성차는 시민의 기업이나 마찬가지”라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5일 부산공장에서 전 임직원과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가지고 부산경제가꾸기 시민연대는 3일 오후 부산상의에서 ‘르노삼성차 출발 1년기념 시민한마당’행사를 연다.

김관종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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